매끄럽게 잘 생긴 무와 생강과 데칼코마니와 /추영탑
페이지 정보
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881회 작성일 16-05-29 10:16본문
매끄럽게 잘 생긴 무와 생강과 데칼코마니와 /秋影塔
생강을 쪼개 심을 때마다 생각한다
몇 달 후면 갈퀴 같은 손으로 흙을 꽉,
깍지로 움켜쥐고 얼른 놓지 않을
생강들
스크럼을 짜고 쫓겨가지 않으려고
허공에 떠있는 자유를 붙잡고 있는 매듭 많은
노동자들의 생강 손가락들
한 삽 뚝 뜨면 알몸을 드러내고 말 그들인데
죽음보다 조금 더 소중한 권리를 위하여
물대포에 쓸려가는 생강들
만고에 푸르르지도 못하고 쫓겨나올,
몸에 몸을 꼰 등나무 줄기 같은 생강 발톱들
이제는 사라진,
고춧가루보다 더 매운 가스라며, 펑펑 쏟은
눈물 한 바가지는 생솔가지 태운 냉갈보다는
조금 더 맵더라는 '클로로아세토페논*' 의
냄새를 풍기며, 늦게 흘러나오는 눈물도
막걸리 잔에 섞으며 쓰게 웃던 생강 같은
갈퀴손들,
무보다 훨씬 더 매끄러운 손도 아까워 쌓아 놓은
돈도 기계로 세는 저들의 손은 어떻게
다를까?
무와 생강의 조우처럼 애초부터 어긋난
데칼코마니
* 클로로아세토페논은 클로로피크린보다 독성이 약하고
일시성으로 뒤에 장애를 남기지 않기 때문에 경찰이 시위 진압
용으로 즐겨 사용하던 눈물샘, 콧물샘 자극제
최루 가스. 사과탄, 지랄탄 등이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
이후에는 사용을 금지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요즘엔 좀체로 구경하기가 힘든다. 대신에 고안한 것이
물을 대포알로 쓰는 물대포라는, 맞아도 흠씬 젖기만 하고
죽지는 않는 최신식 대포가 즐겨 사용된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6-01 10:43:23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강 못난이지만 약효좋고 향신료로 최고죠
생강을 아름답게 표현 한 글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늘 향 필하소서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강을 보면 어쩐지 가여운 생각이 듭니다
한 몸으로 세상을 사는데 왜 그리 골이 지고
미로처럼 생겼을까요?
한 번 잘못 들어가면 다시 돌아나오기가
몹시 어려울 것 같아요. 여러 생각을
유발시키는 모습이지요. 감사합니다. 노정혜님!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별들이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생님은 암만 생각해도 대단 하셔요
생강 농사를 짓는것도 아닐텐데
어디서 그런 생각이 나는지요
생강농사는 어디지방에서 키우는지요
우리 클때는 보리농사 바늘농사만 했는데
바늘뽑고 나면 이삭주어 엿 사먹던 기억이 납니다
자알 읽고 보고 갑니다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쎄요. 생강의 주산지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고요. 우리 집 옥상 대여섯 평 텃밭에
봄에 한 이삼천 원 어치 사다 조각내서
심는데, 남들은 보릿짚이나 볏짚으로 덮어
주던데 우린 그냥 심어놓고 물만 자주 줍니다.
한두 달 지나면 푸른 댓잎 같은 잎이 무성한
줄기가 올라오고 가을에는 흙을 잔뜩 움켜 쥔
생강들이 꽉 들어차 있지요.
뭉쳐 사는 노동자를을 연상케 하는 양념용 채소(?)입니다. 갈퀴 같이 마디지고 굳은 살 박힌 손이나 발가락을
떠오르게 하지요.
삽으로 깊이 파야 통째로
올라옵니다. 생강차를 만들면 향도 좋고 마시기도 참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별들이야기님!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가운 우리 시인님!
무와 생강이 찰떡 궁합? 데칼코마니......?
멋진 시어 속에 즐겁게 머물다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시옵소서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데칼코마니는 절대로 아닌 비대칭이지요.
여기서 무는 재벌이나 돈을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사람들을 비유한 것이고, 생강은
손톱, 발톱 닳도록 일을 해야만 삶을 이어갈 서 있는 노동자들을 뜻하는 비유입니다.
전혀 다른 삶이지요.
반갑고 반가운 은영숙 시인님, 달려오시느라
가쁜 숨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듯합니다.
아침에는 빗방울이 돋던데 지금은 확 개인 날
입니다. 즐거운 오후 보내시기 바랍니다.
테오반고흐님의 댓글
테오반고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 이래서 제가 선생님 팬인 겁니다 안타깝고 멋진 글 잘 읽고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Wang fan, 테오반고흐 님! 안녕하십니까?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집 옥상에 생강들은 이제 뾰쪽 뾰쪽
싹이 올라오며 잘 자라고 있습니다.
마음 불안함 없이 모든 근로자들이
생강손으로 세상을 꽉 붙들고 열심히
살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오월의 꼬투리에서
좋은 글 많이 쓰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