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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44회 작성일 16-06-0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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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강에는 산에서 내려온
둥근 돌이 잠들어 있다
무수히 많은 세월을 굴러 굴러
산의 말씀을 몸에 둥글렸을까

대관령을 넘어 갈 적에
바다는 산을 오르고 있었다
산의 신열에 불타오르는 구름
바다는 하늘을 오르는 법을 알고 있었다

나의 침묵은 강에 둥글린 돌도 아니고
나는 바다처럼 하늘을 오르는 법도 알지 못한다
나는 밤마다
산사의 불빛이 별처럼 깜박일 적에
절 마당의 등대를 보고 난파한 도시의 방랑자다

내가 산에 오르고
바다를 찾아 길을 내는 강가에 앉아
바람을 탓하고 싶은 까닭은
사랑놀이에 이제는 시들 할만도 할 것인데
떠난 사람들의 그림자를 밟고 있다

나는 네가 있어 고독하다
나는 네가 있어 떠돌이 새가
둥지를 버린 이유를 묻고 싶지 않다
서로 마주 보고 이른 갈맷빛 새벽
나는 또 저 수평선에 가슴을 베였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6-06 10:00:1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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