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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oklyn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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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바지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71회 작성일 16-06-02 23:42

본문

 brooklyn의 달

               marcelo chang 

 

 

하던 일이

괜스리 심사를 건드려 내일로 미루고

그 타성의 터널을 지나자 가슴이 펑 뚫렸다

가슴을 열어보면

바다가 그리워 뛰어든 섬들이 그만그만하고

자유여신의 치마 깃에 앉아

누렇게 부풀린 발을 말리는 갈매기들

먼 데 소식을 기다려 말이 없다.

 

한밤의 도둑고양이처럼 숨어든 지 십여년의 세월

쫓기듯 초조하게 살아온 기간만큼

초췌해진 내가 머물 곳은 도시의 그늘

사방의 눈들을 피해 지하로 몸을 숨기는 일

태양계를 벗어난 보이져1호가 교신처를 찾는 일

 

베라자노verrazano 다리의 하얀 선들이

검은 그림자를 그려 넣을 때

삶에 대한 야릇한 믿음 때문에

왜 더 작아져야 하는 이유도 모른 채

항상 아쉬움만 남겨둔 고니는

언제쯤 중력을 벗어 날까

낚시꾼들이 하루의 일당을 계산하고 접는 시간

그들 가슴 깊이 잠겼던 희망이

처음으로 노을을 안고 퍼득인다.

 

귀항을 기다리는 웅성거림의 sheepshead bay를 지나

뒤처진 걸음걸이로 방향을 바꾸고

Ocean parkway로 접어들자

인력에 붙들린 브루크린brooklyn의 달이 눈에 밟힌다

낮달

토끼가 방아 찧고 계수나무 박힌 전설이 햇살을 줍는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6-06 10:06:5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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