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0> 메밀 국숫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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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45회 작성일 16-06-05 09:38본문
메밀 국숫집에서 /
깨끔하게 말아진 사리 뭉텅이가
묵정밭 메밀 베던 외할머니 쪽 찐 머리 같아
육수에 텀벙거려도 목이 메는 메밀 막국수
동양은 서양에 번번이 밀려서
젓가락질 서툰 아내는 저 먼데
부츠처럼 생긴 나라의 국수를 더 좋아한다
메밀국수 먹고 바다 구경하자는 꼬드김에
잘 차려입고 나서는 동양의 아내
국숫집에 들어서니
묵밭에 드문드문 핀 메밀 같은 사람들이
허기진 눈빛으로 우리 사이를 바라본다
휴대폰을 꺼내 들고 서로 관심이 없자
부부이겠지 멋대로 보는 눈치라
음험한 중년을 이끌어가는 내가 이런 곳에
아내랑 올 수야 없지
애인이라도 데려온 듯
흘러내린 그녀의 귀밑머리를 넘겨주고
예쁜 척 멀거니 바라보는 정신 나간 짓을 하자
숱하게 까만 메밀 눈들이 게슴츠레해진다
더 젊은 여자와 살 걸
아쉬운 젓가락으로 메밀밭을 휘휘 젓다가 그만
아내가 남긴 국수를 마저 먹어치우자
애인이겠지 마음 고쳐먹은 사람들이
저런 돼지랑 어찌 사귀나 시샘하는 눈치다
댓글목록
Sunny님의 댓글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3막 입니까 그런데 2막이 너무 짧았다는 생각입니다만 ~~
아닌가요 ~~ 이미지 시라 잠시 쓰는 이름인가요 ~
자투리 시간에 잠깐 머물다 갑니다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불온한 세상에서 의리를 외쳐본 지가 언제인지요.
어찌어찌하다가 '달포구'라는 시집이 수중에 들어왔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오늘은 뜨거운 날이라 개님 산책도 못 가고
창고 그늘에서 졸고 있어요. 이젠 늙어서 곧 겨울이 올거라는
조바심에 덥다고 투덜대지도 못 하겠네요.
뜨거운 볕 슬기롭게 즐기시길....으, 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