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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5] 감자를 썰다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005회 작성일 16-06-07 12:07

본문

 

 

 

 

 


감자를 썰다가  /  채정화

 

서툰 칼질로 감자를 썰다가
그만, 손톱을 썰었다 
다행히 손톱에 찰싹 붙어있던 여린 살갗이 무사하다

단단한 껍질인 손톱이
저 날 선 칼날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아찔하다. 온몸에 소름 돋는다

 

딱딱한 손톱을 거침없이 자른 칼날이

말랑한 살갗 앞에서 어떻게 멈출 수 있었을까

거기까지! 라고 급하게 뇌가 명령했을까

 

놀란 가슴으로 다시 들여다본다
손톱이 절반가량 수직으로 깊숙이 잘려나갔다
보고 또 보아도 놀랍다

 

모든 역할과 기능을 묵묵히 수행하는 

내 몸을 지키는 가련한 것들의 수고가 새삼 눈물겹다


칼날이 춤추는 섬뜩한 세상

벼랑 끝 절망의 늪에 빠질 때마다

힘껏 끌어안아 주는 또 하나의 나, 


왼쪽 어깨가 아프면

오른손의 체온이 아픈 어깨를 감싼다

우린, 혼자인 듯 혼자가 아니었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6-13 11:06:56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의 가장 큰 원망의 대상은 바로 저 자신이지만..

생각하면, 나라는 존재가 참 불쌍하단 생각도 들더랍니다

아무도, 위로해 주는 이 없고.. 심지어 나 자신으로 부터도
외면을 당하니 말이에요

올려 주신 시를 읽으니..

문득, 그런 나 자신을 끌어안고 싶어지네요

그래,

나를 지켜준 건 그 누구도 아닌 결국 나 자신인 것을..


* 그나저나, 왜 글케 보기 힘든가요

시말을 떠나신 줄 알았다는

저는 또 정비공장 신세를 져야 할듯요

정비공장 공장장 얘기론 진즉 폐차시켜야할 것을
고집스레 운행하고 있다는.. 이미 단종 차량이라, 갈아낄 부속도 없다는 (웃음)

저는 클타치구.. 암튼, 무조건 건강하시길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정화 시인님,

하늘은쪽빛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모든 사랑의 시작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쉽게 말은 하는데요..정말, 쉽지 않죠
비단 자신 뿐일까요 우리 모두는 보이지 않는 손길에 잇대어 살아가고 있다는..

늘 자신과 불화만 일삼다가
이미지를 보면서 문득,떠오르는 생각들을 억지로 버무려 보았어요
퇴고를 해야하는데,어째..그러네요

아, 건강이 안 좋으시군요..
늘 걱정이 되더랍니다
 
병원에 가셔서 치료받으실 수 있으면요..뭔가 치료방법이 있을거라는,
속히 입원하셔서 나아서 오심 좋겠네요..

그래도, 너무 아프시지 않으심 좋겠다는바람과 함께,
부족한 졸시에 다녀가심 감사드려요..^^

그대로조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칼날이 춤추는 섬뜩한 세상
벼랑 끝 절망의 늪에 빠질 때마다
힘껏 끌어안아 주는 또 하나의 나

왼쪽 어께가 아프면
오른손의 체온이 아픈 어께를 감싼다
우린, 혼자인듯 혼자가 아니다/

참 오랜만에 뵈오니 반갑습니다!
쪽빛 채정화 시인님, 건안하신지요?
수화하는 이미지에서 감자를 썰다가 
아찔한 돌발 사건을 이끌어내시다니...ㅎ
음원과 함께 잠시 쉼하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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