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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4]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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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22회 작성일 16-06-07 19:06

본문

 

 

[자화상 ]

 

 

나를 태우는 소리가 난다

나를 죽이는 냄새가 난다

 

살아오는 동안

내가 가장 두려웠던 것은

광막한 세상에 나 혼자 있다고 느끼는 것

하여 雜讀으로 외로움을 달래보기도 하고

랭보의 상처 입은 영혼이 되어보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난

나의 육체가 뒤틀려지는 것을 느꼈으며

영혼은 상투적으로 퇴색되는 것을 보았다

삶의 극적 절망도, 바램도 없었으며

그러는 동안 쌓여가는 것은

오로지 변함없는 悔恨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他人思惟의 가랑이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自我를 발견하고

한심한 自我에서 도망치고 싶어졌다.

엄습하는 두려움에 쪽거울을 보았다

값비싼 식당에서 시간을 죽이는 배부른 자들이 보였다

그 위로 겹쳐지는 회칠한 무덤보다 더 부패한 내 얼굴

순간 ,난 날 외면하고 싶어졌다

 

언제부터인가 ?

처음부터 모든 건 거짓이었단 말인가?

내가 탕진한 과거는 그럴듯한 삶의 연출이었고

두 다리는 타인의 힘에 의지해서만 설 수 있으며,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나의 삶은

뒤틀린 채 허공을 향하여 뿌리를 만들고 있는

홀로 말라가는 한 그루 나무였음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난,

지금 나를 삼킬 것 같은

불타는 태양 아래 두 팔을 벌리고 서서

뜨거운 태양을 가슴으로 식히는 법을 배우려 한다.

온전히 홀로 이 세상을 대면할 수 있는 날 키우려 한다.

 

 

내 안에서 소리가 들린다.

위선의 껍질이 깨지는 소리가, 새로운 내가 꿈틀대는 소리가!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6-13 11:06:5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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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자화상과 거의 흡사하다는요

문득, 나에게서 나 아닌 걸 빼어보니
남는 게 거의 없네요

그럼, 난 뭐지? (모긴 모야.. 거의 허수아비 같은 존재이지 - 요건 정이 시인님의 한 말씀)


잘 감상하고 갑니다


------------------------------

그릴 수 없는 자화상
                       
                     
 노을빛 두름 엮어지는 하늘 끝에
 홀로 서는 별 하나
 차마 눈감지 못하는 꿈인 양,
 반짝인다

 저녁이 깨어나 밤을 만들어 가는,
 이 주름진 시간

 외로움은 나를 벼랑 끝으로 밀어내고
 아픈 그림자 절룩이는 기억들은 마땅히
 돌아가 쉴 곳이 없어,
 언제나 혼자만으로 남겨지는 모습

 세상, 그 어느 것에도 어울리지 못하고
 빈 들판 가득한 잡초의 술렁임만
 가슴에 품었다

 그토록 간직하고 싶었던 사랑의 언저리로,
 늪처럼 가라앉는 어둠

 그것에 대꾸할 슬픔조차 메말라가고,
 사방엔 깊은 침묵만 가득해

 얼굴, 지워진다

 지워진다
 
                                        - 희선,

핑크샤워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글이 더욱 좋네요, 역쉬 시적 언어의 마술사 이세요, 전 산문적인 글을 주로 쓰는데, 그것은 제 안에 시적 언어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 즉 내공이 약해서리...ㅎ, 즐거운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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