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6>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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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운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59회 작성일 16-06-11 10:15본문
신발
김기동
나를 키운 건* 신발이다
고무신이 나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더니
시냇물에서 물장구 놀이를 가르쳤다
신과 발이 점점 커지자 내 키도 자랐다
중학교 때는 학생화로 공부를 시켰고
운동화로 신체 단련을 시켰다
스무 살 즈음에는 군화가 나를 명령하고
처음 마련한 신사화가 직장생활을 시켰다
퇴직 후 평상화가 나를 평생교육원으로 안내하고
가끔은 등산화가 산으로 끌고 다녔다
그것으로도 속이 차지 않았던지
컴맹인 나를 컴퓨터 교실로 끌고 다녔고
요즈음은 어느 시인의 신발을 얻어 신었는지
나를 시 창작교실로 끌고 다닌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을 키운 건 신과 발이다
*서정주 시인 자화상(自畵像)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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