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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나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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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13회 작성일 15-09-03 08:15

본문

글쓴이 나태한

 

 

 

 

핏발 선 눈알이 뱅글뱅글 돈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이젠 슬슬 지겨워진다. 문자와 활자 사이, 점점 흐릿해지는 초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홀짝 마신 뒤 밀려드는 졸음, 좀 잡을 수 없는 상실감, 길 코너, 붓꽃이 자란 아담한 커피숍 한켠에 무엇인가 두고온 느낌, 아 이건 뭐지?, 길바닥에 발가벗겨진 삶의 이력을 줄줄히 떨군 헛헛한 마음, 참 허하다. 먹고 마셔도 위장 끝을 채우지 못하는 생의 허기, 살아 숨 쉬어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이 공허함, 머리가 텅텅 비어가는구나. 깡통 소릴 울리는 빈 수레, 감성의 사막화, 행간에 숨겨진 무료함과 나태함이 조금씩 거죽을 뚫고 누런 싹처럼 움튼다. 무엇을 읽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으며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삶이 더 남루해지기 전에, 비루한 벽에 내 이력을 치대기 전에 텅 빈 어리석움을 덧없이 놓아두고 한 이틀 여행을 떠나야겠다. 삐빅,

 

 

 

 

글쓴이 : 박정우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07 11:20:58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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