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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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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Usnimee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24회 작성일 15-09-0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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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 / usnimeel


암만봐도 난 유예되고 있다.

초등으로 6년 중등으로 3년 또 고등으로 3년
빛 본 지 스무 해 만에 집행돼야 할 형이 싫어
학문을 찾는다며 도망치듯 또 4년

학문 찾으러 도망쳐온 곳에 찬란한 지식은 눈비벼도 보이질 않고 
눈돌리면 보이는 건 어떻게든 형량을 줄이려 발버둥 치는 이들 뿐

스무해 전 이 땅에 발 디딜 때 
탯줄처럼 반쯤 잘려나간 야망을 쥐고 
4년간 멍하니 보내다 보면 
형장에서 으르렁대는 길로틴을 보겠지

그 전까지는 
난 암만봐도 유예되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09 11:30:1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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