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보름달이 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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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루카오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062회 작성일 16-07-14 07:06본문
보름달이 뜨면 밤하늘이 우물 밑바닥처럼 만만해져
달빛을 길어 올리기 위해 두레박처럼 젖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름달에 얼굴을 쳐박고 때 묻은 털짐승이 되어 목을 축이는 구름을 보았다
가난은 찢어져 너덜거려도 사랑은 고탄력인 집에서 나는 스타킹처럼 여려
올이 묵죽처럼 곧게 하늘을 향해 줄줄 나가는 날이면
나를 벗어 둘둘 말린 나를 쓰레기 통에 쳐박고 싶었다
보름달을 숭배하는 늑대들의 하울링이 두레박 줄처럼 길게 늘어지던 밤
동생은 하늘 나라가 18층에서 몸을 날려야 당도하는 밑바닥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래서 하늘 공원은 바닥을 본 영혼들을 거느리고 숨어 울던 장독대처럼 서럽고
지상에 남은 자들은 상복처럼 깍듯해져서 이마를 땅에 조아렸다
하늘이 두껑을 열어 젖히고 바닥을 보이는 밤이면
마실 물만 있으면 살것처럼 마음에 독이 피어 올라
독을 푼 우물 같은 살의를 다짐하며 우물 밖을 넘보곤 했었다
보름달이 뜨면 우물보다 깊어져 버린 사람들의 얼굴이 검은 리본을 두르고
지상에서 피워 올리 향연기에 휘감겨 보름달처럼 숭고해졌다
오늘도 보름달은 어둠의 밑바닥에 투신한 빛들을 일렁이며
목마른 별들이 순서를 기다리는 하늘에 삼베빛 월광을 길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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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미지에서 뽑아내신 진국이
아조 구수하군요..
손부채 놓고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름달과 자연과 사람의 어우러짐이
이루는 조화 혹은 부조화,
생각보다 앞서거나 뒤에 서는 이유들,
달밤의 사유에 젖어 봅니다.
시의 영역이 너무 넓고 깊어서 그 심오한
뜻을 헤아리기가 두렵습니다.
감사합니다. ^^
하루카오리님의 댓글
하루카오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ㅋ 추영탑 선생님! 뭐 아무. ㅈ도 아니랍니다
사람 죽어 땅에 묻히면 하늘 나라 갔다 하니 하늘이 젤 믿ㅈ바닥 인가 싶습니다. 추영탑은 무슨 뜻인지 궁금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秋影塔, 궁금해 하시니 말씀드리지요.
가을 추, 그림자 영, 탑 탑, 이니 말 그대로
‘가을 그림자 속의 탑’ 이거나 ‘가을속에 그림자를 드리운 쓸쓸해 뵈는 탑’ 뭐, 그런 뜻이겠습니다. 가을, 그림자, 탑, 모두 희(喜)라고 할 수는 없으니 애(哀)쯤 아닐까 생각합니다.
ㅎㅎ
저는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데 ‘하루카오리’는 본명이신가요? 그 뜻과 한자어가 궁금합니다. ^^
하루카오리님의 댓글
하루카오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춘향! 좃나 재수 옴 붙은 이름입니다.
이걸로 하는 날 이 도령 떠났음.ㅋㅋㅋㅋㅋ
바꿔야 하는데 탈퇴해야 바뀌네요...재수 없는 이름..
전 춘향이 싫어해요.
절개는 무슨 개 얼어죽을 놈의...
변사또가 한번 하자 그럼 넙죽 주고..
이도령 오면..한강에 배지나간듯..하는게 절개지..
병신 육갑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