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도 자란다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길도 자란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47회 작성일 15-09-05 23:52

본문

1.

단발머리 어린 여자아이들이

도심 가로수를 따라 달리기를 한다.

아이들이 지나가면

눈앞에 아른거리며 추억 하나 떠오른다.

2.

그러니까 난, 어릴 적 외할머니 슬하에서

외벽에 기댄 자전거처럼 할머니를 기대고 자랐다.

할머니가 밭일 나가시면 홀로 산으로 들로 쏘다니다가

앞마당에서 늙어가는 감나무 뒤에 숨어 있던 어둠이

마당으로 성큼 걸어 나오면 집에 돌아와 할머닐 기다렸다.

3.

그러던 어느 해 농번기에 할머닌 엄마께 날 맡겨 두셨다.

엄마의 목소리도 웃음소리도 모두 서걱서걱 낯설어서

할머니와 함께 바라보곤 했던 그 별들과 달을 보듬고

할머니의 온기를 그리며 잠이 들곤 하였는데,

어느 날 꿈속에서 날아 온 금빛 새와 은빛 새가

나를 향해 할머니를 찾아 나래를 펴라 말했다.

다음 날 아침 나래도 없는 난 무작정 길 떠났다.

읍에서 할머니의 집까지는 50리길

할머니 찾아 걸어갔던 그 길은 종종 할머니와

버스를 타고 갔던 바로 그 길이 분명한데

그날은 왜 그다지도 멀기만 하였던지?

4.

해가 서산을 넘어 갈 즈음 마을 어귀까지 왔는데

멀리서 달려오시는 눈물 글썽이시던 할머니 얼굴

난 양 손을 펴고 날 부르시던 할머니 품으로 뛰어갔다

그 날 밤 할머니가 내게 그 먼 길 어찌 걸어왔느냐는 묻기에

길이 자라나서 엄청 길어져서 다리가 많이 아팠다고 답하니

“길도 자라는 걸 할미가 몰랐구먼, 비가 내려 길이 자라났구먼!”

하시며 날 꼭 끌어 안으셨고 난 할머니 품속에서 잠들었는데

꿈속에서 금빛 새와 은빛 새가 내게 나래가 생겼다고 말했다

5.

그날 이후 내겐 먹이를 찾아 종일 걷는 다리 대신

어디든 찾아갈 수 있는 두 나래를 갖게 되었는데

오늘도 어디론가 가야만 하는 거리의 사람들이

지쳐있는 두 다리를 끌고 집으로 가는 걸 보면

그 옛날 금빛 새와 은빛 새가 내게 말했듯이

그들에게도 나래를 펴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09 11:39:34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2

댓글목록

Total 6,173건 5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893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2 0 09-02
589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8 1 09-02
5891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7 0 09-02
5890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7 1 09-02
5889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8 3 09-03
588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8 0 09-03
5887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2 0 09-03
5886
가을이 울다 댓글+ 4
봄뜰12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3 1 09-03
5885
풍향계 댓글+ 2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5 0 09-03
5884
호접란 댓글+ 4
윤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4 0 09-03
5883 봄뜰12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5 0 09-03
5882
출근길 댓글+ 2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8 0 09-04
5881 비렴(飛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1 0 09-04
5880 Usnimee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3 0 09-05
5879
커피천국 댓글+ 3
雲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6 2 09-05
5878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4 3 09-05
5877
새벽에 댓글+ 2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5 2 09-05
5876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3 0 09-05
열람중
길도 자란다 댓글+ 2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8 2 09-05
5874
어떤 만남 댓글+ 1
김은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3 2 09-06
5873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7 0 09-06
587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 1 09-06
5871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0 09-06
5870 윤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1 0 09-06
5869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4 0 09-06
5868
탁본 댓글+ 3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1 0 09-06
5867 이주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2 1 09-06
5866
백구 댓글+ 2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1 0 09-07
5865
시계바늘 댓글+ 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9 1 09-07
5864
문어(文魚) 댓글+ 4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5 1 09-07
5863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2 0 09-07
5862 SunnyYa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1 2 09-07
5861
오분의 삼 댓글+ 3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3 0 09-07
5860 가을이어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7 0 09-08
5859
간판 댓글+ 7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6 0 09-08
585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3 0 09-08
5857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 0 09-09
5856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9 3 09-09
5855
근처 댓글+ 15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3 5 09-09
5854
쇼 윈도우 댓글+ 2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5 0 09-09
5853
산꿈 댓글+ 2
윤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3 2 09-09
5852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2 0 09-09
5851 멋진중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7 0 09-09
5850 공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3 0 09-09
584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8 0 09-09
5848 일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3 0 09-10
5847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8 1 09-10
5846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6 2 09-10
5845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8 1 09-10
5844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7 2 09-10
5843
댓글+ 4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5 4 09-10
5842 봄뜰12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4 1 09-10
5841 윤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3 1 09-10
5840
홍시 댓글+ 4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1 3 09-11
583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6 1 09-11
5838
폐차 댓글+ 1
류시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3 1 09-11
5837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2 1 09-11
5836 어진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4 0 09-11
5835
詩人 댓글+ 3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2 0 09-11
5834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9 0 09-12
5833
회상 댓글+ 4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9 1 09-12
5832 해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5 4 09-12
583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5 5 09-14
5830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1 3 09-14
5829
사랑이다 댓글+ 3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9 3 09-14
5828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0 1 09-15
5827
담쟁이 댓글+ 3
윤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2 2 09-15
5826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3 2 09-15
5825
바늘귀 댓글+ 8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0 6 09-15
5824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0 3 09-1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