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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도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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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46회 작성일 15-09-05 23:52

본문

1.

단발머리 어린 여자아이들이

도심 가로수를 따라 달리기를 한다.

아이들이 지나가면

눈앞에 아른거리며 추억 하나 떠오른다.

2.

그러니까 난, 어릴 적 외할머니 슬하에서

외벽에 기댄 자전거처럼 할머니를 기대고 자랐다.

할머니가 밭일 나가시면 홀로 산으로 들로 쏘다니다가

앞마당에서 늙어가는 감나무 뒤에 숨어 있던 어둠이

마당으로 성큼 걸어 나오면 집에 돌아와 할머닐 기다렸다.

3.

그러던 어느 해 농번기에 할머닌 엄마께 날 맡겨 두셨다.

엄마의 목소리도 웃음소리도 모두 서걱서걱 낯설어서

할머니와 함께 바라보곤 했던 그 별들과 달을 보듬고

할머니의 온기를 그리며 잠이 들곤 하였는데,

어느 날 꿈속에서 날아 온 금빛 새와 은빛 새가

나를 향해 할머니를 찾아 나래를 펴라 말했다.

다음 날 아침 나래도 없는 난 무작정 길 떠났다.

읍에서 할머니의 집까지는 50리길

할머니 찾아 걸어갔던 그 길은 종종 할머니와

버스를 타고 갔던 바로 그 길이 분명한데

그날은 왜 그다지도 멀기만 하였던지?

4.

해가 서산을 넘어 갈 즈음 마을 어귀까지 왔는데

멀리서 달려오시는 눈물 글썽이시던 할머니 얼굴

난 양 손을 펴고 날 부르시던 할머니 품으로 뛰어갔다

그 날 밤 할머니가 내게 그 먼 길 어찌 걸어왔느냐는 묻기에

길이 자라나서 엄청 길어져서 다리가 많이 아팠다고 답하니

“길도 자라는 걸 할미가 몰랐구먼, 비가 내려 길이 자라났구먼!”

하시며 날 꼭 끌어 안으셨고 난 할머니 품속에서 잠들었는데

꿈속에서 금빛 새와 은빛 새가 내게 나래가 생겼다고 말했다

5.

그날 이후 내겐 먹이를 찾아 종일 걷는 다리 대신

어디든 찾아갈 수 있는 두 나래를 갖게 되었는데

오늘도 어디론가 가야만 하는 거리의 사람들이

지쳐있는 두 다리를 끌고 집으로 가는 걸 보면

그 옛날 금빛 새와 은빛 새가 내게 말했듯이

그들에게도 나래를 펴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09 11:39:34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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