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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녁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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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34회 작성일 15-09-06 16:21

본문

 

 지는 해를 모르는데

삭망(朔望)을 알리없지

벙어리 삼년에 미각(味覺)만 살아남아

끼니때가 시간이다

혀에 힘이 빠저 꽃다발 받으며 구치소 갈일없고

봉사 삼년에 노을뒤가 더 잘보여

어두움이 달력이다.

시애미 잔소리에 딱지앉은 고막,

눈치가 대답한다. 식자우환이라

과유불급(過猶不及)을 적삼처럼 입고자라

전세기 타고 평양 드나들일 꿈에라도 있을려고

 

요통은 자식수 만큼 키웠고

무릎은 밭고랑 오간 만큼 절룩거린다

삼복(三伏)에 가빠진 숨이 배틀에서 헐떡이다가

노을녁에  오리걸음으로 내려앉는다.

가을되면 시든 꽃잎 고운얼굴에 낙엽처럼 깔려

저승길을 재촉한다.

잇몸에 남은 원한 오물오물 씹어가며

무슨생각 더듬는고

히죽히죽 웃을때는 근친 갔을때요

눈 감고 누웠을 땐 원앙금침(鴛鴦衾枕) 폈을 때라

넋 잃고 앉았더니 저승문 보이던가?

자랑은 대주몫이요  볼록한 허물은 내 탓이라

누구 원망한일 없고 티 없는 고운보살

부처로 환생할 분

오늘 하루 파노라마에

한평생을 몇번 살다가 가신다.

" 나무아미타불 "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09 11:52:0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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