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游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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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5회 작성일 16-07-28 12:39본문
유영(游泳)
불특정 다수의 사랑이 결실을 맺은 게 틀림없습니다
덕택에 나는 사랑을 한번도 한적이 없는 여자의 수영장에서 유영을 즐깁니다
이건 다소 진부한 시추에이션이므로 예술적인 놀이를 해보기로 합니다
아무렴 먹고 사는 위대한 일을 사랑하는 사소한 일과 비교할 순 없지 읊조리고는 이어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를 불러보는 것이죠
그러니까 시방 나는 어리디 어리디 어리디 어리디 어린 올챙이科입니다
물은 따듯합니다만 담뱃진을 탔는지 유쾌한 수영장은 아니네요
유영하면서 뿌리에 대해서 깊이 연구 중입니다
나를 증식시킨 장엄한 뿌리는 어디에 있는 건지를 탐색중이죠
파평면 두포리에서 말년 휴가 나온 그 군바리 일까요
한 탕에 목말라하던 최씨가 팔땡 잡은 그 밤이었을까요
혹 마누라와 장작을 구분 못하던 그 아저씨? 아니죠 그 아저씬 묶었으니까
야동을 즐겨보시던 북경장 아저씨도 용의선상에 올려놓기로 하죠
한번은 보고 싶은 상판때기인데 그럴 수가 없네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하루살이들은 진짜 하루만 사는 건지
흐음, 空手來 空手去라? 하하, 원형질을 막 벗어난 올챙이科가 할 소리는 못되죠
외출 시간은 정오 언저리 같습니다 푹푹 찝니다
여자가 가팔진 골목길을 내려가는데 워리가 짖더군요
똥 냄새가 날 때만 짖는 워리가 충성스러워 보입니다
여자의 일회성 외출 곁에서 나는 마지막 외출을 준비합니다
이상쵸 왜 병원과 교회에는 십자가가 걸려있는 건지
불온한 거사의 장소로 십자가 밑은 어울리지 않는데 말이죠
그러거나 말거나 백의천사들에게 농담 한 마디 던져봅니다
이봐 새신랑, 마취 바늘 찌르듯 신부 아랫도리를 찔러봐
이봐 곰보아가씨, 도마질을 메스질처럼 능숙히 해봐요
동굴 입구에서 비릿한 냄새가 진격해옵니다
폐쇄 된 수영장에도 썰물이 있나 봅니다
아 물이 빠집니다 아 아아아아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럼 여러분 안녕히들 계세요
몇 주 잘 놀다 가오니 남은 생애
좋은 시 많이들 지으십시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8-01 13:12:50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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