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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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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푸른별똥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3회 작성일 16-08-16 15:58

본문

뿌리의 조건

 

오래된 나무의 뿌리에는 쓴 기억이 심어져 있다

한번도 바다를 못지 못한,아프리키 소녀의 열망,

한번도 푸른 하늘을 보지 못한, 눈먼자의 별들,

그리고 세상을 향행 둥지를 떠나려는,소녀의 눈망울속의

그 찬란한 기쁨의 눈빛이 뿌리의 힘으로 자란다

누가 슬픔의 원천이 눈물이라 했나

그것은 아픔없는 자의 뿌리없는 말들의 장난,

누가 기쁨의 조건이 나의 웃음이라 했나

그것은 기쁨 없는자의 뿌리없는 나무의 신음소리,

잉태의 고통을 모르는 여인의 노래가 슬픈가

타인의 옷을 입고 천년의 세월을 겨뎌온

나무의 아픔을 말하는 그대는,

뿌리의 조건을 모르는,낯선 얼굴을 한 가면속에 머무르는

내가 알지 못하는 어느 먼 행성의 타인의 웃음소리이다

그렇게 뿌리는 땅의 심장을 뚫고,썩지 않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해 위로위로 거짓없는

수액을 밀어 올린다

타인의 울음속에 나는 슬픔의 천사가 되지못했다

나는 누군가의 뿌리가 되지 못해

나무의 잎파리가 항상 파란색 이기를 고대하는,

가만히 앉아 있는 동상들의 모임속에

나의 작은 기쁨을 위로삼아 술을 마신다

나무가 푸른것은 땅속 뿌리의 신음이

쉼없이 흘러나오는 노래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나무의 뿌리가 되지못해 가을이 되면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이 되었다

눈부신 태양아래 온몸으로 광합성 작용을 한 ,

나뭇잎이 뿌리를 보지 못하고

그 해 겨울이 오기전에 말라 버려

길가에 벤치에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이름 모를 연인의 어깨위에 내려 앉았다

천국과 지옥의 간극사이로 나의.

손없는 기도가 언 땅속으로 스며든다

 발정난 암케가 나의 방문을 두드리고

물없는 오아시스가 되어버린

 도시의 십자가 아래에

집을 나와 버린 들고양이가

추위에 떨며 우는 날이면

 나의 발없는 발에 신발을 신기고

 눈없는 눈에 안경을 쓰고

손없는 차가운 손에 따뜻한 장갑을 끼고

타인의 시선을 훔치며 작은 방에 웅크리고 있는

뿌리가 되어보지 못한 여인의,

 기침소리가 밤새워 울린다

 

그대 아직도 뿌리를 보지 못하고 가을에 죽어버린 나뭇잎인가?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8-19 16:14:0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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