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0】검은 상자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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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1,273회 작성일 16-08-12 15:13본문
검은 상자의 시간
택배가 도착할 시간이야.
흔들지 마. 깨질 수 있는 공기들이야.
깜깜한 밤을 견디면 그리운 빛,
우린 물속에서도 습하군.
한 걸음씩 사귀면 가까워져. 처음 네가 혁대를 푼 것처럼, 처음 내가 가슴을 보여준 것처럼,
우린 만날 테고 곧 헤어지겠지.
우리가 사귈 때는 늘 그렇지. 너는 목구멍으로 이해하고 나는 네 속에 컴컴한 밤으로 이해하지. 상자 속 대기를 모르니 스몄다고 믿지 마.
종소리 or
미안을 건네야 하는데,
늑대와 여우가 식탁에 앉아 서로를 나눠 먹는 집으로.
커다란 그릇처럼 생긴 상자가 오는 중.
우린 마시는 걸 연습하고 헤어져. 서로를 엎질러놓을 거야.
푸른 공기가 헤엄치는 밤, 고래 숨구멍을 눌러 분수를 막았다는 책갈피……
당신의 현미경 속 노을……을 이해해.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당신의 눈 속엔 내 멀미가 산다
김경주
벽 틈으로 들어간 달팽이가 사흘이 지나도
밖으로 나오지 않을 때
벽에서 일어나는 붉은 비린내들
빛을 외로워한 그 달팽이가
안에서 혀를 깨물고 있을 것 같다고 여길 때
물가의 층을 거쳐 태어난 목젖이 자기 음악을 알아 보고
집 안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을 때
옥상의 노란 정화조 탱크 속에
지친 새 한 마리 눈을 감고 떠 있을 때,
투명한 뼈를 가진 벌레들을 가방에 모으며 여행할 때
남몰래 아주 긴 피로 별자리르 물들이고
너무나 많은 달걀 안의 수도를 알고 있지만
방에 귀만 넣어두고 자야 할 때
내 귓속의 죽을 당신에게 다 흘려준다고 생각했을 때
오래 비운 집에 돌아와보니 집이 헐리고 있을 때
구멍 속에서 고운 가루가 된 달팽이를 발견하고
목으로 인어들이 우루룩 밀려올 때
유리에 금이 오른다
번지는 일로만 여러 번
당신의 손가락을 물고 잠들고 싶었는데
그대를 더 연하게 만드는 여행들
`
강태승님의 댓글
강태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마을 시 수준이 십년 전에 비하면,
금색이 찬란합니다 ㅎㅎ
활연님 절대무공의
-공空 덕분일겁니다 ㅎ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형님 붙잡고 늘어지면 좀 좋아지려나 하지요.
그러나 여전히 맹~ 할 뿐입니다.
가방 꾸리고, 이번에는 원시적 분위로 돌아가 모래밭에서 야영하려 하지요.
신석기 시대 며칠 살다가, 좋은 꿈 꾸면
......... 이무기가 꿈틀대는 것도 함 쓸지.
김경주를 읽으면 그때마다, 좌절하고 또 객기가 생기지요.
시 참 어렵습니다.
형님의 탐구심은 지구 중심을 뚫어, 반대편 지구 껍질과도 대척할 터.
그 힘이 부럽습니다.
연휴 잘 보내세요 행님아~
현탁님의 댓글
현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데요 상자 속에 기어 들어가 나도 헤어지고 싶은
이해해, 이 한마디가 따뜻하게 하네요
굿, 입니다
즐거운 주말......ㅎ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사 막날이라니, 급, 개작 하나.
마실 갑니다. 연휴 현명하게
탁,
무릎 치고 즐거운 일로 말미암아 뒤로 훌렁덩 넘어지는 날 되시오오옵소오오소.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연휴 잘 보내시구랴~~
이 이미지에서 어쩐 압축기에 넣어도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아이고 허리야
허리 꺾는거 봤쥬~~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과 시간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하게 합니다
택배될 검은 상자 속의 시간.. (그건 과거를 담은 미래의 시간일까)
그리고, 이윽고 전달된 상자 속으로 들어가는 話者도 그 안의 시간에 갇히네요
상자는 일반적으로 <닫힘>과 <외부와의 차단>이란 의미가 있겠죠
그래서인지, 대체로 검은 색이죠
밀폐된 그 상자 안에서 조우하는 심상 心象들은 한정된 삶이 말하는 그 어떤 아픔을 말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 상자 속으로 푸른 공기가 들어간 통로가 있음에
그 통로를 따라 닫혀진 상자 속에서 다시 나올 수도 있음을...
그 통로가 비록, 우리 각자의 불투명한 삶에서 현미경 속 노을빛으로 일렁이더라도 말입니다
(하여, 아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하는 일.. 대충, 힐끗 보아서는 모르는 일)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 사족 : 갠적으로 시 본문 아래 올려주신 김경주의 시보다 한 차원 앞섰단 (진화되었단) 느낌, 달아둡니다
- 내 검은 상자의 시간 속엔 푸른 공기가 산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르지만,
저 속에 뭐가 사는지 모르지만,
'검은 상자의 시간'이 도대체 몇 시를 말하는 건지 모르지만,
밤 머거스랑 밥 머거스랑
무슨 뜻이지 모르고 듣는 샹송처럼
귀도 간지럽고 혓바닥도
간지러운데
뭐가 좋은지 모르지만 '좋네'하는 사람처럼....
나도 한마디!
참, 좋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 펴보지 않았으므로
아직 꺼내보지 않았으므로
아직 맛보지 않았으므로
그리고 아직 삼키지 않았으므로 '
아직 내것이 아니었으므로
아직 하지 못한 것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므로
간절함으로 택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품 후기는 그 맛에 대하여 미리 말하였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