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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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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밀감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17회 작성일 16-09-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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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주의보

 

 

어째서 익숙한 것에만 손이 가는 건지

어째서 지난 폭우에 망가진 우산이 우산꽂이에 꽂혀 있는 건지

그리고 물기는 아직도 마르지 않은 건지

어째서 너는 쏟아질 것을 예고하고서야 오는 건지

고인 물웅덩이는 너를 거꾸로 비추는지

바지는 끝단부터 조금씩 젖어가는 건지

어째서 물은 뒤집어야 이야기를 드러내는 건지

행간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조심스레 읽어야 하는 건지

어째서 시는 젖은 종이 위에다 써야 하는 건지

그늘이 없는 것들은 이렇게나 슬픈 건지

너는 자꾸만 자꾸만 어긋나는 건지

낭만은 언제나 착각으로 드러나는 건지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9-08 19:52:00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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