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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次善)으로 인생살기

-어린 아들에게

 

 

아들아!

어느날 손가락 하나를 잃어야 한다면

아빠는 왼손보다는 오른손을 내어 놓고 싶구나

엄지를 제외한 어느 것 하나를

옛다 하고 내어 놓고 싶구나

무슨 깊은 뜻이라도 있는 거냐고

내게 묻는다면 아빠는 그저 웃으며

벽을 기대고 선 기타를 가리킬 거야

 

소일(消日)거리가 없어 나른한 오후

네 곁에서 딩가딩가 노래하는 그 재미를

인생에서 내려 놓을 수가 없구나

그 재미를 모르면 모를까

알고서는 버리고 갈 수가 없구나

 

최선이 아니면 차선(次善)을 취하면 그 뿐

모든 걸 내려 놓고 주저 앉을 필요는 없단다

지나면 길이요

두드리면 열릴 것이니

네 걷는 지금 그 길이

가장 아름다운 꽃길이란 것을

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더 나은

걸음으로 걸어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거라

아들아.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9-08 19:56:5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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