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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하는 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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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면책특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135회 작성일 16-09-03 10:20

본문

실존하는 욕실 

 
 
 
 
 
 
 
1
 
그 욕실로 들어서는 중이라면
그림자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말아야 한다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황급히 어둠을 챙겨들고 사라지는
찰나의 누군가가 있었더라도

세계의 귀퉁이에 오래 앉아
우리는 생을 꾸려보기도 했네
 
잘 개어져 돌아온 수건의 마음이 되어 이해하고 싶었네
아무렇게나 젖어 있는 것들 사이 내팽개쳐진
생활이라는 것
 
살아가기 위해 던지는
작은 천 조가리 같은 것을
 
 
 
2
 
치약 뚜껑을 주우려
어두운 곳에 손 뻗었을 때
순식간에 침범하고 만다
내 손이 저편 어딘가를 스치고 만 것이다
죽은 어머니의 옷깃 같은 것을

지금 막 자신의 집을 망가뜨린 나를
본다 거미,
 
무엇으로 보여지는가
너의 곁눈 속에서 나는 몇 개의 음영으로 흩어지고 있나

그러나 너도 이곳에서
생을 꾸려보고 있었던거라면,

쉽게 발견되지 않지만
언젠가는 발견되고 마는

누군가에게 그려 주고픈
그림자의 색을 생각하는 생을

 
 
3
 
문득 돌아보는 거울 속의 나는
오래전에 내팽개친 것들을
도로 담고 서 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타인의 눈빛을 하고
타인의 눈빛을 하고 있을
나를 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최후의 사람입니까?
 
 
 
4
 
욕실의 불들이 꺼지고
타일 벽 위로
포착되지 않는 지금으로 거미들
내려오는 밤

어둠 속에 앉아
누가 물방울을 놓아주고 있다
 
가장 소중하고 가장 무위한 것들로
명패 없는 저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추천0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실, 우리는 욕실에서 목욕 (샤워라도 좋고) 합니다만.. (저 같은 경운 한달에 두번)

마음의 찌든 때는 그냥 남겨놓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무튼, 겉만 때 빼고 광내고 그럽니다 - 나만 그런가?... 암튼,

요즘처럼, 사람이 사람을 읽는다는 게 서글펐던 적도 없는 거 같은데요


"우리는
서로에게
최후의 사람입니까?

 이 작고 작은 세계의, "


시를 읽으며, 이 구절에 못 박힙니다

어제, 오늘.. 게시판에 올라온 시들을 읽으며
반성만 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뉘우치게 해 주셔서

늘 건강하시고 (건강이 제일 소중)
건필하소서

면책특권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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