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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기 바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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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577회 작성일 15-09-1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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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기 바람이라도/활공

 

 

밤은 요조 숙녀 같고
낮은 펄펄 끓는 젊은 사내 같은 날
바람아, 너는
심산유곡 더위 피해 다소곳이 머물고 있나
시원한 강 바람과 정분이라도 난 걸까
갈증으로 타들어 가는
9월의 숲은
고개 숙이고 시들면 자취도 없이
하나 둘 무너져 간다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 기댄 채
끝없이 높아만 가는 파란 하늘 품고
빨간 치마 두른 고추잠자리 날던
그 들녘엔 돌아보면 열정으로 들썩였다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 보다는
거침없이 마음 흔들어 놓는 가을 바람이
이렇게 기다려지는 것은
노란 은행나무 밑에서
희망 또한 불타는 가을산처럼
우리 가슴 태울 것이기에
농 익은 가을을 닮은 사과에는
시집 가려는 처녀처럼 붉어진 

설레임이 묻어 나오고
산야에 핀 가을 꽃들은
내 마음을 흔들어 달라며
산들 산들 가을 바람을 기다리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11 14:21:0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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