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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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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7회 작성일 16-09-1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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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공중으로 걸어가는 소, 보셨나요?

무거운 물건은 잘 움직이지가 않죠
바닥에 뿌리처럼 발을 내리고선 꿈쩍도 않죠 
그런데 이 무거운 물건을 옮기려면 그것도 
높은 곳으로 옮기려면 크레인이라는 장비가 
필요하죠 

크레인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기 위해선 우선, 
그 물건의 코에다 줄을 매달아야 해요 
들어올리는 순간 뿌리째 뽑히는 나무처럼 잠시, 
기우뚱하거든요 
마치, 제 발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겁을 먹죠 
움츠러들죠 
더군다나, 공중으로 가는 길은 낯설어 자꾸만, 
허둥거리죠! 허둥대죠 
이럴 때 고삐처럼 줄을 당겼다 놓았다 
진정시켜 주어야 해요 
안그래도 크레인의 긴 줄에 매달린 자칫, 
그네처럼 요동칠 수도 있거든요 
바람과도 많이 부딪힐거고요 
다른 것들과도 부딪힐 수 있어요 
낯설어 어두운 무서운 길, 안심하라고 
줄에 의지해 줄이 이끄는 대로 
편안히 따라가라고 
공중으로 걸어가는 고삐에 의지한 소처럼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9-12 18:46:1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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