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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1】배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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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912회 작성일 16-09-11 09:16

본문


 

 배꼽 
  
    

 


 
중심 잡는 법부터 배웠다
기저귀 찬 물소리 흘러왔겠거니
귀를 만져보던 발 눈알을 주물럭거리던 손
콧구멍을 빨아보던 혀…
카오스부터 태어나는 거니까*

거죽 두르고 꼬리뼈에 붙은 우레를 자르고
꿀과 따뜻한 젖이 흘러오던 강줄기
그러나 엄마를 끊어내고
본래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묶은 매듭에선
강물 냄새가 났었다

까만 퇴적층을 꺼내면 뼈와 살이 타들어 간 자국
새들의 요강엔 탄화한 무게추가 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흔적기관
언저리엔 주름살 묶은 똬리가 있다
그 속엔 강물 소리가 나는 뒤꿈치가 있다
뼈가 여물기 전 때때로 근원을 걷어차 보기도 했었다

푸줏간에서 비린 웃음 몇 근 끊어오는 저녁
사라진 시간의 행방을 찾으러
돌에 굳은 물방울 화석을 하나씩 달고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까만 똥만 싸는 새들이 모여 사는 분지엔
오래된 중심이 있다


*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카오스는 천지가 뒤섞여 있는 거대한 늪이고 말하자면 블랙홀이다. 그 후 땅의 신 가이아, 땅속 지옥의 신 타르타로소, 그리고 사랑의 신 에로스가 태어난다. 어둠인 엘레보스와 밤인 뉴크스는 에로스의 힘으로 최초로 근친 결혼한다. 낮의 신 헤멜라 그리고 천상의 빛인 아이테르가 그들 자손인데 이들에 의해 밤과 낮 그리고 땅속의 어둠과 천상의 빛이 생겨난 것이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9-14 06:34:53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림자들

  박지웅




누구나 빈집 한 채 가지고 산다
빈집에 들어가 누워 나오지 않으면
그때 그것을 죽었다고 쓴다
저 집을 빠져나간 산 육체는 없다
아니 살아서는 절대 못 나가는 집이다
토막 나면 토막 난 집에 담기고
부서지면 부서진 집에 담긴다
끔찍한 미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저 집을 빠져나가는 길은 단 두 가지
눈물이 되거나 핏물이 되는 것
내가 그렇게 조금 더 살아보고 싶다면
이제는 차라리 슬픔을 응원하라
흔들어봐야 죽은 닭대가리 같은 믿음 아닌가
한 개비 담배만도 못한 안심 아닌가
재가 되거나 연기가 되거나
이제는 차라리 증발을 자초하라
한때 지조 없는 철새길 바랐으나
비둘기처럼 멀리 날지 않는 그림자들
잡히지도 않는, 한 걸음 나가면
한 걸음 돌아오는 움직이는 빈집
모든 바깥이 끌려 들어가는
캄캄한 안쪽




`

고현로2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요일 아침에 뵈니까 더욱 반갑네요.^^
창고 안에 갇힌 개들 밥이나 주고 산책이나 시키려고 나왔는데
저의 스케줄을 꿰차고 있는 영악한 거래처님들이 추석 전
공사 마무리 관계로 왕창 몰려와서 땀 좀 뺐습니다.
다행히 시원한 갈바람에 땀이 금방 마르니 좋긴 한데
오늘이 일요일인지 월요일인지 모르겠네요.
죽어라고 일만 하다 보면 뭔 낙으로 사나 싶기도 한데
이게 모두 둥지 같은 집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인 건지....
미학이 묵직해지려면 이리써라 하시는 글 잘 읽고 갑니다.
어제는 희부윰이란 단어를 차용하는데 활연님 전매특허라...
으하하하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은 걷기 딱 좋은 날이더군요.12km를 걸었지요.
가을이더군요. 날씨도 공기도...
뭐 그럴듯한 제목으로 수정했다가, 원래로.
내가 쓰는 단어는 몇 개 안 되고 그나마 폐품 같으니까
재활용하면 고맙지요.
시 쓰는 일은 건강하게 사는 일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열심히 쓰고 열심히 살자,
갯고랑 깊숙이 찌르고 들어온 바다가 그러더군요.
휴일 밤이 나른하게 가고 있네요.
명절이 낀 한주가 보름달처럼 떠오르겠네요.
가족들과 다복하시길.
은총이 총총하시길.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 무릎이 까이고 대낮에도 뭇별이 보이고 하지요.
무너져 까마득히 멀어진 것 중엔 소중한 것들도 많아 살아가며 그립고 미안함이 가득하더이다.
배꼽, 결코 웃고 넘길 수 없는 대단한 중심이라 생각됩니다.
도형 하나에도 여러 가지 심이 있다는데 사람에게 있어 5심은 아마도 배꼽인가 봅니다.
핵심을 꿰뚫는 시안으로 빚은 활시!
한가위 보름달 명중이오!

활연님, 올 추석도 온 가족 행복으로 넘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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