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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7회 작성일 16-09-19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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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렁그렁 가래침을 뱉던 천 노인이 죽고
햇살은 보란 듯이 담장을 무너트렸다
바람은 장독을 깨고
귀뚜라미는 창호 살에 앉아
달을 맞았다
우물이 마른다 했다
훌쩍 키를 넘긴 들풀이 경계를 넘어
안방에 불쑥 나타나더니
기어이 지붕을 뚫었다
집을 나간 처자가 어찌 사는지
머리얹어 준 기억도 아스라이
백일홍 꽃같이
고사리손 보듬어 주고
살굿빛 얼굴을 쓰다듬어 주던 그윽한 눈빛 저편인데
오동은 쑥대같이 키를 키워 방에 든다
빈집에 거미줄도 빈 쭉정이만 남기더라
빈집에 바람이 마당을 쓸어
이번에는 후원으로 난 신호대 벽을 달라고
비질도 하고 꽃씨도 물어다 주고
빈집에 대못은 악다구니를 풀어놓더라
빈집에 쇠죽 끓는 소리
진즉에 가위든 사내에게 들려갔는데
아직도 음속 깊이 들려오는
그렁그렁 폐부 깊숙이 울리는 소리는
과부 천남댁이 성안당 앞길을
급히 걷어가더라
상여를 미는 요랑 소리 힘을 내도
제를 넘기 힘이 들더라
뜬 소문도
뜬 시절도
서책에 바람일 듯 페이지 넘기더라
인생은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9-22 13:48:1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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