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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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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6회 작성일 16-09-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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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수



 지갑 속의 부적처럼 잊고 살던 비염이 도졌다. 꽃가루가 날릴 때마다 붉게 충혈 되는 그의 눈. 눈과 코는 태생적으로 한 운명이다. 1999. 39(서른아홉), 9자가 네 개나 목을 치켜든 날에 그는 오른쪽으로 풍을 맞았다. 아홉(9)의 고비를 넘기기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고도 몇 해의 아홉이 지나갔고 눈물 나게 꽃이 피고 졌다. *어떤 작가는 소설의 결말을 서른아홉 번 고쳐 썼다고 한다. 설령 그것이 허구일지라도 아홉은 늘 그의 곁을 맴돈다.


  꽉 붙든 스포츠신문(오늘의 운세는 왜 19면일까?), 손아귀에 힘을 주지만 자꾸만 흘러내리는 오늘의 운세, 신문종이는 오늘도 그를 배반한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손안에서 미끄러지는 것들: 문 앞에서 터져버린 비닐쇼핑백, 스르르 빠져나간 체크카드, 주르륵 손등을 녹아내린 바닐라아이스크림. 재수 없어 구구 콘! 불행은 몰려서 온다고? 감각 잃은 왼손이 주머니 속 지갑을 확인한다. 안녕, 부적! 결말을 말해줘, 아홉수는 있는 걸까? 제발!

 

 

*헤밍웨이, 무기여 잘 있거라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04 18:07:04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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