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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踏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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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058회 작성일 16-10-02 12:20

본문

[踏雪] /

 

 

 

한 때는

그 누구도 가지 않은

눈 쌓인 새벽길에 발자국을 내 본 적이 있습니다.

한 참을 걷다 잘 못된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뒤 돌아 발자국을 지우며 되돌아 온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는

아무도 가지 않은 눈 쌓인 새벽길을 걷지 못하였습니다.

또 다시 잘 못된 길을 걷지나 않을까

혹여 그 발자국을 누가 따라 오지나 않을까 염려 되어,

 

 

아직도 새벽 하얀 눈에 발자국을 낼 수가 없기에

그저 타인의 발자국을 조심스레 따라갑니다.

순백의 눈은 짓이겨져

누런빛이 되기도 하고

흙탕물이 되어 더렵혀지기도 하고

때론 검정물로 어지러이 녹기도 해도

묵묵히 바라보며 따라가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못내

목도리를 두르고 설원으로 뛰어 나아가

청음의 황홀경에 빠져들고 싶어지기도 하지만,

 

 

 

눈을 뜨면 어지러이 흐트러진 발자국들을 보며

오늘도 담담하게 놓인 발자국을 따라서 갑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07 19:31:24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길을 함부로 걷지 말 것

- 네가 남긴 발자국은 그 누구의 지침 指針이 될 수도 있으니..

하여, 인생을 살아간다는 일은 조심스런 일인 거 같습니다

눈 위에 찍힌 어지러운 발자국을 바라보며, 자신을 성찰하는,
중년 女人의 비평안 批評眼이 돋보이는 시 한 편입니다

요즘, 제가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 건
제대로 걷지 못한다는 거 - 얼마 걷지 못해서요

최소한, 천방지축 갈짓자 흔적을 안 남긴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요

깊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그럼, 발자국에 입은 그만 맞추시고
테라스 꽃 아가들에게 입 맞추시길요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심을 기원합니다
꽃맘님,

핑크샤워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테라스 꽃 아가들은 가을 햇살아래 싱싱하게 몸피를 불리고
마음껏 미모를 자랑하고 있어요, 주로 장미들이라서 게시판에 올리지 않습니다
노랑, 하양, 분홍, 주황, 빨강,이렇게 다섯가지 색상이 피고지고 피고지고,
추명국이 벌써 가을을 밝히고도 있구요,
노트북이 오래되서 폰과 접속이 잘 안되서 사진을 올리지 못하고 있어요
바꾸라구요?, 아직은 쓸만해서리...고운 걸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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