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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7)) 가랑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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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8회 작성일 16-10-05 12:16

본문

가랑잎

 

이영균

 

 

그의 얼굴엔 벌써 낙엽이 드리웠다

벽도 침상도 모두 하얀 그의 얼굴빛인데

황혼 녘엔 구석구석 황달이 든다

손을 만지작거리다가 차갑게 차츰 낙엽 되어가고 있음에

사라질까 두려워 그의 손 가슴에 품는다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그의 손에 따뜻한 길이 나고

그 길엔 햇살이 가득 쏟아져 내린다

나는 얼른 오래 기다려 온 그 길

함께 걷는다

 

그도 나도 알 수 없는 그 길을

 

아니, 나는 알고 있다

그 끝에는 통증이 없어 뛰어도 숨차지 않은

꿈만 펼쳐지는 그의 영생이 있다는 걸

그리고 홀로 돌아오는 등 뒤론

노을 지고 말 거란 걸

 

손을 요 속에 가지런히 사려주자

그의 창백한 얼굴에 미소가 핀다

분명 그곳에서 반가운 누군가를 만났음이다

화색이 도는 얼굴에 물끄러미 시선을 가져가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꽃길을 걷는 중일까?

 

생에 가장 행복한 그의 표정은

너무 빠르다. 누가 그의 손을 잡아끌고 있을까?

아주 달아날까 쫓아가 그의 손을 잡으면

내 손엔 그새 맥박 가느다란 가랑잎

따뜻하게 만져진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13 09:43:01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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