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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나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윤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697회 작성일 15-09-16 22:36

본문

탱자나무

 

 

 

 

한 알의 탱자도 보이지 않는

빈 가지에는 가시만 무성하다

지난날, 서슬이 퍼런 마음 끝에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나는 자주 찔렸다

치유되지 못한 상처를 뚫고 나온 것이 저 가시라면

얼마쯤의 가시가 내게도 돋아나 있을 것이다

누대로 전해오는 고부간의 내력은

귀가 닳도록 들어왔으므로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은

통증에 익숙한 나이는 어디쯤일까를 가늠해 본다

나른한 가을볕에 탱자나무가 졸고 있다

꽃 지고 잎 지고 열매 다 내려놓은 뒤

믿고 의지할 거라고는 이제 가시뿐인 듯

더욱 날을 세우고 예민해진다

몸 어디에 또 하나의 가시가 나려는지 욱신거린다

누가 내게로 와서 찔릴까 두렵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19 11:48:29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4

댓글목록

하늘은쪽빛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시, 뉘게나 있겠지요..

누가 내게로 와서 찔릴까 두렵다..끄덕, 제 생각두요..

깊은 공감으로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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