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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벤트)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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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주저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5회 작성일 16-10-20 16:17

본문

등대

 

 

 

어제바다가 오늘 또 분다

종종 걸음으로 편지를 부쳤다

몇 번이고 뒤돌아봤지만

까치는 바다를 날지 않았다

울적한 기분에 닻을 내렸다

새우잠을 자면서

등이 참 불쌍하다고 여겼다

기댈 곳 없이 꼿꼿한 대

어제보다 어두워진 몇 촉의 밝기가

깜빡거렸다

육안이 좁아져

시야가 파도 같이 분열한다

펄처럼

쩌억 쩍 갈라지는 등

밤새 데워놓았던 온기들

밝기는 다 어디에 정박해 있을까?

소식이 궁금한 새벽 칠흑이

웅 웅 웅 바람을 가를 때면

폭삭 꺼질 것 만 같은 등,

답장은 받지 못했고

바람은 거짓말을 한다

자꾸만 자꾸만 기대라고

등대라고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28 10:39:2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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