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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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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은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17회 작성일 15-09-22 12:43

본문

 

 

 

피 논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다

그래서 귀를 닫았다

아니 맞아서 다쳤다고도 했다

논 한가운데

피를 뽑는다

곱사등이가 되어

피를 훑는다

피같은 논을 빨아먹는 피

논의 혈을 누르듯

깡깡한 바닥을 더듬는다 

 

썩을 귀 한쪽 쯤은

없어도 그만

몸에 붙은 피들에게 뜯긴건

고작 몸뚱이가 아니었던 거다

뇌수 빠진 바닥이 갈라진다

 

빛이 창끝처럼 찌르는 날

따가운 등

핏내 먹먹하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30 12:28:41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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