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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그 밭은기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주저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319회 작성일 16-10-25 15:10

본문

골목, 그 밭은기침

 

 

 

골목은 입이다

들고 날고 토해내는 통로다

골똘한 골목이

목에 힘주어 내 고백을 들어준다

토하지 말고 말을 해

 

모든 담벼락에 귀가 있다면,

난 대화의 도수를 높여

한잔 하자며 등 두드려주고 싶다

 

골목마다

누구나 이고 진 무게의 흔적이 피어오르고

비틀비틀 텅 빈 구두 소리도

걸어오곤 했는데

 

공소시효 지난 발길들이 골목 귀퉁이에서

사륵사륵 발톱을 긁어댄다

삶에 긁힌 통로의 비명

 

주워 담을 수 없는 그 많은 기침들,

날 밝으면 충혈 진 골목골목을 지나

긁힌 식도를 더듬으며

이비인후과에 다녀와야겠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31 20:31:1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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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소시효 지난 발길들이 골목 귀퉁이에서
사륵사륵 발톱을 긁어댄다/ 다 좋지만 이 부분 특히 좋습니다
골목은 안락해보이고 숨고 싶어지는 공간 인 것 같습니다

현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현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든 담벼락에 귀가 있다면,
난 대화의 도수를 높여
한잔 하자며 등 두드려주고 싶다

저도 그러고 싶네요.

달못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달못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텅 빈 구두소리도 걸어오곤 했는데... 참 좋습니다. 텅빈 골목의 풍경과 구두를 신은 이의 마음의 풍경이 동시에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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