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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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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78회 작성일 16-10-26 07:03

본문

 

어머니를 생각하다

 


어머니 설계도 밑바탕에 어느 남정네의 무능이

그려져 있었기에 차마 지우지 못하고 그 위에다

찐한 선과  면을 만들어나갔다

어머니의 설계도는 자격증이 없으므로 무시당하기 일수였다

어머니라는 호칭보다 오매요 하는 말이 더 수월한 것은

깜짝 놀라면서 살아온 오매의 슬픈 놀람에 익숙해진 탓일게다

살아가는 것이 정밀한 설계도였다고 하면

어머니는 분명 노벨상을 받고도 남을 것이다

어머니는 여자였다 여자임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먹고 사는 일에도 질과 양이 있다는 사실

어머니는 분명하게 알고 있다는 것을

자신의 설계도에 점찍었다

여자의 외모 가꾸기가 사치가 대어버린 지금

삶의 노동판에서 헐떡거리는 공인되지 못한 설계사이다

잘못 그어진 선에서 사기도 당하고

몇 번의 경험에 삐뚤어진 것과 고딕으로 그려진 선을 그으면서

지금까지 가정을 일구면 만들어 왔을 것이다

위태로운 선위에서 비틀거림을 중심잡고

오직 앞으로만 나가보려고 했을 때

딸린 자식들의 눈망울이 너무 눈에 선연해서

그만 두고 싶다가도 다시 힘을 내며 살았다 했지

뿔뿔이 흩어지면 자식들이 어떤 고생을 할까 걱정하면서

나는 아무른 선하나 보태준 적 없는 어머니의 설계도

그 설계도 깊은 건물 속에는 병들고 노쇠해진 육신

나이보다 더 자글자글 주름살이

설계도의 배수관과 전기시설이대어 자식들을 밝혀주는 어머니

구부러진 손마디로 다시 선과 면을 이어가는

혼자만의 집짓기에는 구멍 뚫린 곳이 너무 많다

홀로 걸어가는 뒷모습에는 아직도 못다 그린 설계도가 찢어져

바람이 안 불어도 위태롭게 팔랑 거린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31 20:33:2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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