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을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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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669회 작성일 15-09-23 12:45본문
그 가을의 집/
개꼬리풀 잡아당겨 손바닥만 하게 집을 지은
결로結露는 예상 못 한 간밤의 건축
거미줄에 찬 이슬이 촘촘히 달려있다
톡 치면 우르르 쏟아질 보석으로 마감한 임시 건물
서투른 비행은 용서치 않겠다는 치밀한 구성
당장 뛰어들고 싶은 파멸의 유혹을 걸어놓았다
배고픈 나날들, 한 뼘의 집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걸음을 옮겼을까
홀로 남긴 부모를 탓하며
얼마나 많은 울분을 술잔으로 삼켰을까
미래의 불안이 찾아드는 빈 가게에서
얼마나 많은 발을 웅크렸을까
저 소박한 그물에 참치나 한 마리 걸렸으면
그 거미, 이가 딱딱 시린 저녁이나 먹었을 텐데
산 입에 거미줄 칠까, 들녘엔
오기로 보낸 젊음이 짜 놓은 집이 있다
은행나무로 지은 내 집, 그 집 뜯어질 것 같아
촘촘했는지 치열했는지 네 작은 집을
나의 그물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허공에 지은 작은 집 하나
그물 같은 가족이 나를 돌돌 말고 있다
댓글목록
江山 양태문님의 댓글
江山 양태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물에 걸려들면 꼼짝달싹 못하는 훌륭하게 지은 집입니다.
그 가을의 집에 안락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고현로 시인님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격려 고맙습니다. 몇 군데 마음에 안 드는 곳을 수정했습니다.
양태문 시인님, 감사합니다.
빛보다빠른사랑님의 댓글
빛보다빠른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시입니다
감사합니다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오늘도 단어 몇 개를 고쳤습니다.
결함이 많은가 본데요...어쨌든 맥이 쪽 빠지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