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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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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3회 작성일 16-10-30 23:38

본문

죽도시장

 

이영균

 

 

죽도시장엔 무수한 발자국이 찍힌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바다에서 온 물고기 발자국에서

제철소로 간 철의 발자국

형산강 유역 물의 발자국

구경 나온 신바람의 발자국

애환의 흔적부터 환희의 흔적까지

그중 제일 큰 발자국은

한때 동해를 유유자적하며

달려드는 파도를 삼킬 위용 뽐내던

광활한 바다의 영웅이자

제왕인 고래의 발자국이다

 

한국동란의 애환 서린 죽도시장은

아직도 전쟁 중이다

주차 전쟁, 인파 전쟁, 맛의 전쟁

그중 가장 치열한 건

고래 고기 맛보기 전쟁이다

냉철한 철의 맛 머리 고기 하며

온정 꼭 어머니의 젖 맛인 뱃살

펄펄 뛰는 정열의 맛 지느러미 쪽

신사들의 점잖은 맛 등 부위

늘씬한 맵시의 상징 옆구리 살 등

포항의 성격 모두 집대성한

고래 맛보기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1-03 09:53:58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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