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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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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403회 작성일 16-11-15 20:23

본문

거미줄/

 

 

 

 

외진 마을 끝 수풀이 무성한 가운데

반쯤 무너져 내린 빈집 처마에 걸린

촘촘한 거미줄 속에 하늘이 세 들어 있다

마저 무너져 내리는 낡은 집을

있는 힘을 다하여 모아 쥐고 있는 거미줄

수많은 실금으로 짜여 진 거미줄에

길 가던 구름도 잠시 발을 걸치고

새들은 허공을 물고 날아든다

무심하게 엎어진 지붕 위로

해가 슬어놓은 적요를 갉아먹는 나른한 오후에

쓰러지는 집을 잡고 있는 거미줄의 간절함이

수많은 균열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다

나의 폐허 같은 어느 젊은 날

두 손 안에서 무너져 내리는 인연 하나

저 거미줄처럼 꼬옥 움켜진 적 있었다

저린 손을 펴 보니

손바닥 위로 솟아오른 내 마음의 얼굴에

갈 곳 없는 손금 흘러들어 많은 실금 남겼다

그제야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날 흘리고 온 날

서까래 같은 늑골 사이로 찬바람이 몰아쳤다

 

 

아마도 저 촘촘한 거미줄이 움켜쥐고 있는 건

무너져 내리기를 거부하는 집의 마음은 아닐까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1-18 07:36:5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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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핑크샤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나plm 시인님, 귀한 걸음 주셔서 고맙고
좋은 말씀 놓고 가셔서 감사합니다
시인님의 글도 잘 읽고 있답니다
좋은 글에 많이 배우고 있구요,
환한 하루 되세요^^

핑크샤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쇄사 시인님, 귀한 걸음 주셨습니다
그리고 아직 미흡하고 부족한 글인데도 귀한 말씀 놓고 가셔서 고맙습니다
시인님의 글 , 늘 읽고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도 환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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