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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41회 작성일 15-09-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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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벅 꾸벅

 

 

 

 

인사를 합니다. 비록 시나브로 찾아온 계절 앞에서 시시때때 머리 숙여 인사를 합니다. 다들 안녕하신지?,  진지는 어찌 자셨는지? 틀에 갇힌 정 마른 인사지만 안하는 것보다 온종일 맘이 편합니다. 한결 몸이 가벼워집니다. 아침마다 반복되는 그럴싸한 동선에 짓눌린 책무, 그렇습니다. 그러하더군요. 결국 그러했습니다. 부지런한 참새가 맨발로 날아와 인사를 합니다. 행님, 행님, 밤새 무탈하셨는지요?. 피뢰침 끝에 앉은 마을 쌈박꾼 까막귀가 본체 만체 애둘러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요놈 보게,

 

 

주물틀에 박힌 그런 인사를 합니다. 오래된 버릇처럼 투욱 내뱉는 인사, 먼지 켜켜히 쌓인 시계추처럼 오락가락 반복되는 그렇고 그런 안녕하세요?, 불현 내가 좋아하는 가수 한대수의 노랫말이 떠오릅니다. 나는 창을 활짝 열고 지난 밤 온갖 탁한 기운을 몰아냅니다. 열린 창으로 멧비둘기 구구대는 소리가 선착합니다.  흐린 시선 아래 등나무 등걸의 강인한 휨새가 언뜻 보입니다. 베베꼬인 등걸, 꼬일수록 더 강인해지는 삶, 참새가 덥수룩한 잎새 사이에서 수다를 떱니다.

 

 

매일같이 그저그런 얼굴로, 그저그런 인사로 분주한 아침, 안하는 것보다 종일 맘이 편해집니다. 한결 가벼워집니다. 오늘도 내 편하자고 당신에게 안녕하시렵니까?

 

 

 

 

 

글쓴이 : 박정우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30 12:42:3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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