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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은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730회 작성일 15-09-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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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집이 뻗은 뿌리가 있다고 하자
뿌리는 뿌리를 잡고 엉키는 중이다
담벼락을 넘어

남편에게 소리치는 여인의 목소리가 엉키고
수저 젓가락에 얹힌 가난이 엉키고

집이 쌓은 순간을 금이라고 하자
순간이 쌓여 금이 벌어진다
빈 집만이 가진 어둠
금에서 시작하는 것
떠나간 이들은 한 순간 각오로
골목을 등진게 아니다
실금같은 시간 벌어지다 이별하는 것이다


집이 가진 촉수가 있다고 하자
촉수는 낭낭한 음파를 보내고 있다
옆집 아주머니의 수다를 불러오고
하릴없는 아이들을 뭉치게 하고
그만한 삶들을 더듬게 한다
지나치면
선을 넘은 남녀가
더듬다가 들통나기도 한다
촉수의 뿌리는 그리움으로 뭉쳐있어
누구나 불러들인다고 한다

저 골목
가만 있는 척!

뿌리를 맞대고 얼마나 부비고 있는지
가로등, 뿌리에 합선되어
후끈 밝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30 12:53:3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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