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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大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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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135회 작성일 16-12-07 19:56

본문

대설(大雪)

 

 

비인 밭에 하얗게 눈이 내렸다

군데군데 허물어진 마디마다

낮은 그림자가 몇 개

어둑하니 경계를 지키고 있다

지나는 사람도 없고

바람마저 고요히 잠든 아침 들녘

이 모든 것이 온전히 내 것으로 남아

서걱이는 하얀 그리움으로 남아

발목이 시리도록 종일 뽀득뽀득

빈 밭을 밟아 보고싶다

 

하루 종일 빈 밭을 밟다

절반도 지우지 못한 그리움들을

깊고 고요한 어느 그늘진 곳에

오래오래 숨겨 놓았다가

어느 늦은 여름

무더위가 쉬이 물러가지 않는 날

모두 내려 놓고 싶은 그런 날이 오면

마당 너른 고향집 마루 앞에

그 서늘한 그리움들을 와르르 쏟아 놓고

골목골목을 돌아나가는 그 서늘함들을 따라 가며

누구야 놀자

누구야 놀자

그리운 이름들을 종일 부르고 싶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6-12-09 11:42:12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박성우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대설이네요~
대구는 오후에 살짝 눈발이 날렸는데......
밤새 눈이 푹푹 내린 빈 밭을......
아무도 걷지 않은 빈 밭을 발목이 시리도록 밟고 싶네요.

고나plm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네요
눈을 지우지 못한 그리움에서
서늘한 그리움으로 끌고오시다니!
배경을 잘도 끌고 오셨군요
정겨운 시, 잘 읽고 갑니다

코스모스갤럭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코스모스갤럭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향생각이 절로 납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농촌 풍경
밭이 있으신가 봐요? 눈이 흩날릴때 그 밭에서 뽀드득 뽀득 눈을 밟고 종일
놀아도 좋을 유년이 기억속 그리움 되어 알알히 맺혀오는 시심으로 전해옵니다.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버지... 작년에 3형제에게 논 하나씩주고
다 정리했는데....
제 논만 공단 들어선다고
안내장 왔습니다~ 아....
귀농하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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