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작(母作) / 왜마(矮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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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62회 작성일 15-07-06 17:17본문
모작(母作) / 왜마(矮馬)
씨는 시를 읽으며 자랐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을에 흰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단색이 아닌 파스텔 색조로
음문(陰文)도 한문도 아닌데 어찌나 이미지가 선명하던지
장맛날이면 청솔가지를 태워 쓴 시
매캐한 사유가 텃밭의 옥수수 아랫도리를 더듬다가 옷섶 휘날리듯 계곡으로 불끈
불끈 승천하던 시
산 중턱에 돌아보기라도 하듯 잠시 머물던 시구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화자인 어머니 종종
눈자위 뻘겋도록
눈물 콧물을 뽑으시던 시
씨는 그때 난해하여 읽을 수 없었던 그 시가 정말
정말 읽고 싶었지만
시인의 시는 그것이 유작이 되어
다시는 읽을 수 없다.
씨는 이제라도 흉내 한번 내보리라 마음먹고
높이 굴뚝을 세우고
벽 한 귀퉁이 시를 짚이고 아무리 기웃거려 봐도
나오는 것은 시가 아니다
눈물 콧물은커녕 달콤한 소설이다
마당에 피웠던 쑥으로 피운 불이
그때 그 시의 시제(詩題)였다
씨는 시제를 펼쳐 놓고 첫 자도 쓰지 못하고 넋을 놓고 있는데
손가락 사이 상사초(相思草)에서 살살
시가 피어나고 있다
씨는 시를 읽으며 자랐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을에 흰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단색이 아닌 파스텔 색조로
음문(陰文)도 한문도 아닌데 어찌나 이미지가 선명하던지
장맛날이면 청솔가지를 태워 쓴 시
매캐한 사유가 텃밭의 옥수수 아랫도리를 더듬다가 옷섶 휘날리듯 계곡으로 불끈
불끈 승천하던 시
산 중턱에 돌아보기라도 하듯 잠시 머물던 시구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화자인 어머니 종종
눈자위 뻘겋도록
눈물 콧물을 뽑으시던 시
씨는 그때 난해하여 읽을 수 없었던 그 시가 정말
정말 읽고 싶었지만
시인의 시는 그것이 유작이 되어
다시는 읽을 수 없다.
씨는 이제라도 흉내 한번 내보리라 마음먹고
높이 굴뚝을 세우고
벽 한 귀퉁이 시를 짚이고 아무리 기웃거려 봐도
나오는 것은 시가 아니다
눈물 콧물은커녕 달콤한 소설이다
마당에 피웠던 쑥으로 피운 불이
그때 그 시의 시제(詩題)였다
씨는 시제를 펼쳐 놓고 첫 자도 쓰지 못하고 넋을 놓고 있는데
손가락 사이 상사초(相思草)에서 살살
시가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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