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들여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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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46회 작성일 16-12-14 07:19본문
손바닥 들여다 보기
어둠은 어둠 그 자체로 꽃 피웠지만
그 꽃은 어둠만의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냄새를 피워 올리는 촌각에 피고 짐은
깜박거리는 꽃의 기억으로 누군가를 향해
허공에서 별까지 꽃잎을 날렸다
좁은 골목길에서 달려 나오기 위해
정오의 뿌리를 감싸면서
감동 없는 드라마의 한 장면도 감동 있는 척
슬픈 미소의 뒷면에 피어있는 어둠의 꽃
어둠으로 살아간다는 천명에 고개 흔들어보지만
그 흔들림조차 어둠이 되어버리는 도시사막
콘크리트 대형 건물이 되었다가
슬픈 골목안쪽 등 굽은 노인이 되었다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인간의 마음을 정지시키기 위해
스스로 제 몸 한 부분을 헌납 하며 살아온 시간
힘들었다
어둠의 나이테를 헤아릴 수 없어
무작정 꽃을 만개시켜 버리고 있다 보니
어느새 새벽
날마다 새로움이 아닌 낡은 아쉬움 속에서
울어버린 키 작은 어둠의 뿌리에
누가 물 한 사발 뿌려줄까
어둠의 손바닥에 지문이 생기면서
두 마디 보다 세 마디가 더 많이 생겨
쥐었다 폈다 하는 사이
어둠은 평면의 입체감으로 빠져 나간다
한 장면으로 각인되는 시간의 선은
직선이 아니었다
어둠이 아니었기에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래, 생각에 머물다 갑니다
무언가 갇혔다 나간 느낌입니다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