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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날아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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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088회 작성일 16-12-20 10:04

본문

수다, 날아오르다

 

이영균

 

 

탁탁 털어 널자 촉촉한 눈빛으로 하소연 시작이다

퍼렇게 멍든 엄마의 남색 치마

허옇게 빛 바란 아빠의 회색 남방

세상 고민 다 짊어진 듯

하물하물 청 푸른 아들의 청바지

 

햇볕 기다렸다는 듯 눈물 훌쩍거리며 하소연하면

그에 그늘 드리우며 외면할까 봐

햇볕 끌어안고 매달리며 풀썩거리는 빨래들

안간힘으로 가슴 팽팽히 햇볕의 칼칼한 충고 받아 안는데

세상 악업 다 빨린 듯해도 물기 다 마르기 전까지는

바람에 햇볕 날아날까 노심초사다

 

올 올 눈 뜬 사이사이 드러난 생채기

수심 모두 사라져 때깔이 꽃 무리인 듯 피어나는데

작은 것에도 행복해하는 허름한 식솔들

한 땀 한 땀 올 풀린 삶 깁듯

작은 빛 알알이 모으느라 기 쓰는 빨래가 된다

 

살기 위해 애쓰다 보면 헤지고 때 타기 일쑤여서

삶도 빨아 널면 너덜너덜 넝마가 된다

그래도 햇볕이 약이어서 잘 빨아 널어

헤진 생채기도 아물리고 새로운 꿈도 이룰 수 있어

잘 마른 식솔들의 향긋한 수다

하늘 높이 피어오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6-12-24 08:46:1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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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영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감사합니다.
오늘은 비가 온다고 하네요.
바오기 전에 잘 마르시기 바랍니다.
팽팽하고 환하고 포송포송하게 말입니다.
행운을 빕니다.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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