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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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216회 작성일 16-12-20 22:54본문
의자
의자 하나 있다
흔들거리는 나사와 흉터처럼 패인 자국
목재의 물결무늬가 파도처럼 출렁거린다
노인의 불안한 잠을 떠올리게 하는 의자
의자는 노인이 앉아있는 배경이 된다
노인의 지팡이가 수전증으로 흐늘거린다
지팡이는 의자와 같은 재질이지만
노인의 복장처럼 무늬가 단정하다
오래된 나무처럼 굽은 노인의 허리
의자의 세포가 끊어지려고 하고 있다
노인은 생각에 빠져 눈을 감는다
눈을 뜨면 노인은 의자를 쓰다듬는다
사진사는 노인을 위해 셔터를 누른다
카메라는 의자와 정반대의 금속질이다
인화되는 사진은 나무였던 적 있다
노인은 사진도 쓰다듬는다
노인은 모든 나무를 쓰다듬는다
사진사는 노인이 눈을 깜빡일 때마다
노인이 의자가 되는 환시를 본다
댓글목록
이기혁님의 댓글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기초를 위한 묘사시.
책벌레09님의 댓글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기택 시인님의 묘사 시가 생각납니다.
미술의 데생을 보는 듯, 세밀합니다.
묘사가 이것이구나! 미소가 떠오릅니다.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마음이쉬는곳님의 댓글의 댓글
마음이쉬는곳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묘사시 읽으며
꽃의자 묘사시도 곧 쓰시겠습니다
좋은 시 처럼 좋은 날 이루십시요
책벌레09님의 댓글의 댓글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끝내 눈물을 머금고, 썼습니다.
꽃 의자
정민기
만나지 않겠다고 해도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는 여자
미워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기다리는 곳으로 가보니
플라스틱 의자에 꽃다발만 놓여 있다
몇 시간이 지나도 내가 오지 않자
지친 그 여자는 이내 빗방울처럼
눈물 흘리며 그 자리를 떠났다
내게 건네주려고 했던 풀꽃 다발만
눈치를 살피고 있다 혹시
내가 버리고 갈까 봐,
풀꽃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고
그 여자는 손수 풀꽃의 줄기를
사정없이 매우 심하게 꺾는
망나니가 되었던 거다
나는 풀꽃 다발이 놓인
그 플라스틱 의자를
꽃 상여처럼 들고 사라진다
내 마음속에서 이미 죽은 여자이니
이기혁님의 댓글의 댓글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습작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김기택 시인도 의자에 대해 썼더라고요 ^_^
시인님도 건필 바랍니다.!!
마음이쉬는곳님의 댓글의 댓글
마음이쉬는곳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인님 김기택 시인님께서도
밤이 늦어 주무시고 계실테죠
시인님 건승 건필 하십시요
쇄사님의 댓글
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계시지요.
아무래도 같은 걸 본 것 같습니다. 오독일지 모르지만 .....
의자가 의자를 접어 빈 의자에 앉는다
의자가 오래 낡아지기를 기원하는 펼침막이
의자와 빈 의자의 배경으로 있다
암튼, 잘 견뎌 이루시길
이기혁님의 댓글의 댓글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의자가 너무 뻔한 소재라 그런가봅니다.
끄응, 이번에 과외를 받고 있는데 묘사시 한 편을 써오래서 써봤는데 뻔한게 나오네요.
쇄사님도 잘 계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