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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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32회 작성일 15-10-08 12:33본문
식물들의 만찬
잘 차려진 가을 밥상입니다
여문 햇빛이 고봉으로 넘치고
알맞은 온도의 바람도 한 사발
며칠 전 내린 빗물도 한 사발입니다
이런 날이면
식물들의 식욕은 더욱 왕성해집니다
온종일 숟가락질이 요란합니다
부른 배를 푸른 잎 한 장에 다 감추고 있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수척해지는 낯빛도 있습니다
늦은 꽃들을 해산하는 무리입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오늘 기어코 한 송이 꽃을 피워 낼
눈물겨운 의지입니다
다 먹어치운 밥상에는
어제보다 더 서늘한 그늘이 묻어 있습니다
최후의 만찬을 즐긴 호박꽃이 그만
입을 닫고 툭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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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나문재님의 댓글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네요, 가을은 식물들에게는 그야말로 최후의 만찬이 되겠네요...
죽어서 다시 봄을 기다릴지라도 일단은 한번은 가야 되는 귀로에서의 마지막 성찬이겠네요...좋다...
윤현순님의 댓글
윤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문재님의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남겨주신 마음 고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