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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39회 작성일 15-10-09 23:04

본문


내가 나를 만나면 죽는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내 침상위에는

이미 쓰여 진 시나리오가 떠있다

어쩌다 곤히 잠이라도 들라치면

머릿속에 映像이 되어 돌아간다.


이를테면 어둠속에서 누군가가

얇고 하얀 스타킹 같은 천으로

온 몸 감싸고 웅크리고 있다가

고갤 드는데 얼굴이 없다. 아니,

스타킹 속에 가려져있다.

그러면 난,

예정된 것처럼 반응을 하는데

먼저 그에게 오른손을 내밀면

그 손을 잡고 그가 일어서고

우리는 손을 잡고 한참 걷다가

정신이 돌아 올 때쯤이 되면

십자로 중앙에 내가 서있다.

거기까지다


십자로에 서 있다 잠에서 깨면

다급히 거울 앞으로 가

얼굴을 비추어 보는데, 늘 먼저

흰 스타킹의 얼굴이 비치고난 후

그 위에 내 얼굴이 오버랩 된다.

그러니까 꿈속에서 본

정체모를 그 사람은 바로 나이고

나는 나를 수시로 만나는 것이다.

그가 나타나는 이유는 모른다.


다만,

나는 온전한 정신이며, 또한

현실이 아닌것에 안도할 뿐이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0-13 14:23:2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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