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0) 너무 억척 떨지 말고 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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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10회 작성일 17-01-11 04:57본문
너무 억척 떨지 말고 살게나
아무르박
여린 잎이 손을 흔드는 걸 보면 알 수 있네
아직 여물지 못한 나뭇가지가
얼마나 많이 바람에 흔들려야 가지를 놓는지를
도심을 떠날 수 없는 마음이 사뭇 쳐
늦은 점심을 먹고 차 한잔 마시러 왔네
고작 자판기 커피면 어떤가
너른 마당에 상수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호젓한 벤치에 주인 없는 개가 가끔 다녀가네
뿌리가 깊지 못한 나무가 억척을 떠네
짜리 몽땅해 비비 꼬였지
씨를 물어다 준 바람을 원망했을 것이네
내 처지야 자네도 알지 않나
멘 주먹으로 가정을 일구려니 토양을 탓했지
부질없는 양반
그 모진 원망 듣기 싫어 먼저 갔네
나무는 서로의 틈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네
햇빛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부지런을 떨어야 키가 자란다는 말이지
술이 오른 저녁에 화장실 거울에서 보았네
눈가에 주름이 자글거리는데 오똑한 콧날에
한방에 떨어질 것 같지 않은 강인한 사각 턱
피식 웃었더니 그도 나를 보고 웃었네
어디로 뻗을까 고심할수록 잎맥이 넓어지고
가지가 굵어지는 걸 보았네
어느 하나 겹치는 것 없이
층을 지고 자라는 잎을 보면 알 것 같았네
자네를 보러 이렇게 오면 그늘을 주어 고맙네
밉던 감정이 풀어지고 억울했던 마음이 눈 녹았네
가끔은 보고 싶은 이가 생각나서 외면할 때도 있었지
그런데 이 집 자판기는 커피가 유난히 맛있네
떠돌이 개가 주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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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꽃피는산골이님의 댓글
꽃피는산골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무르박님의 시를 보면 시심이 마구 생깁니다만, 제가 그렇게 쓸수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블로그에 퍼갑니다. 원치않으시면 쪽지로 말해주세요, 삭제하겠습니다
건필하세요~
아무르박님의 댓글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억척 떨지 말고 살게나~~
ㅋ
네, 좋은 하루 되세요.
블로그에 삽화 잘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