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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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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4회 작성일 17-01-14 22:53

본문

발의 무게

 

내 나이 육십이 가까워질수록

걸어가는 속도는 느려졌다

세상의 무게가 제일 무겁다 생각했는데

육신의 발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아직도 더 높이 올라 가보려는

미련 탓 일지도 모른다

 

허공에 떠 있는 구름도

지상으로 내려오지 않는 이유도

허공에 붙인 발을 놓지 못하고

비바람이 불어야 겨우 움직일 수밖에 없는

미련의 무게 탓일게다

 

집착과 아쉬움이 없었더라면

무게조차 느낄 수 없는 날,

욱하는 심정으로 날 실종시켜

사방천지로 가볍게 돌아다니게 했을 것이다

 

나의 발은 내가 태어나기 전 어느 우주의 별이었다고 들었다

지상에 잠시 걸어보고 싶어 걷다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발의 크기로 신발 속에 자신을 감금시기고서야

나이를 먹어가는

배고픈 짐승으로 변해가고 있다 사실을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1-16 17:42:0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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