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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속 눈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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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95회 작성일 17-01-15 13:19

본문

눈보라 속 눈부심

 

이영균

 

 

기다림이 예상 밖일 때는 추위에 오리 가슴은 더욱 깊습니다

 

달려올 누군가는 펑펑 쌓이는 흰 눈입니다

질퍽하게 녹은 찻길에서 타이어 자국을 자꾸 눈이 지웁니다

연실 길을 읽고 있던 눈이 마침내 먼 시야를 축소합니다

차가움은 시간을 분초로 나누어 회를 칩니다

얄팍한 초 단위는 날카롭게 살을 엡니다

아직도 후끈한 옷 속은 30분의 여유에 우두커니 이고

밖의 얼굴은 얄팍한 초 일기로 살얼음 투명합니다

달려올 시간을 펼쳐 사연의 알리바이를 퍼즐 해봅니다

함께 올 일행이 많은 건지

눈발에 길을 더듬거리는 건지

추측과 의구심은 종전의 눈발보다 더 펑펑 쏟아집니다

 

지나치는 차들이 급기야 성난 들소 떼로

눈보라를 일으키며 달려듭니다

지금 온천지는 백지입니다

대지도 희고 들소 떼도 희고 몸도 희고

마음만 얼어붙어 투명해져 기다림에서 더딤을 추궁합니다

급기야 차라리란 벽을 엽니다

좀 늦게 집을 떠났다면, 홀로 목적지를 향하였다면

'아니, 기다림은 끝이 있어.' 자문에 변론합니다

눈발이 푸른 신호등으로 바뀌어

숨 가쁘게 기다림의 결말로 다가옵니다

 

기다리던 눈들은 눈발이 그칠 때쯤

눈이 빠지지 않을 만큼에서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하루의 만남이 지울 수 없는 기억으로 장식되길

눈발이 그친 외포리 선창에는 더 많은 눈이 반깁니다

만남에는 마지막 항해일지도 모를 여객선

또한 절묘합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1-17 16:46:4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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