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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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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480회 작성일 17-01-2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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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방죽길 벼락 별자리 비구름 울렁거리던 모래폭풍이었다

희뿌연 밤이 들어 올린 민무늬 울컥거리는 심방에 너는 있다

지옥에서 보낸 한철* 섬모 꼬리를 당기면 희미한 바깥이 보인다

나무를 기어오른 진흙의 시간이 피었다 지고 는장이 푸른 물든 쓴맛 입안에 돈다

어느덧 낭창거리는 가지 늘어뜨리고 어느 저녁 수정 눈 흔들리겠다

벙긋이 발아한 너를 무참히 뭉갠 나날이 묵음으로 돌아온 메아리를 연애라 부른다

물거울 비친 널 흔들어보지만 이삭꽃차례 무너져내리듯 무영등 일제히 꺼진 봄날의 뒤란이 있다

진흙 무릎 부종을 짜내면 차오르는 꽃너울

희디흰 종주먹 쥔 꽃망울이 허공을 두들긴다

나뭇가지 연못에 잠든 연을 흔든다



* 아르튀르 랭보의 시.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2-01 09:27:27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고현로2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싹하게 추워서 설설 기는 설 전전날입니다.
목련 화사하게 피워 오시니 이젠 봄인가요.
아무리 봄이 아니라고 잡아떼도 결국 봄이 오는군요.
이른 봄날 목련 환한 평상 아래,
술잔에 내려앉은 꽃잎 걷어내며 히죽히죽 마시면
참 행복하겠구나 싶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은,
제목:
  ..........
한 줄도 달지 못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시가 철새처럼 멀리 날아간 것인지.
시 쓰는 건 호구와 무관하고 시 안 쓰는 건 지책과 무관하고
그런 날이지요.
아무리 억센 겨울도 그 끝을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봄은
기어코 반드시 온다. 새벽닭 목이 찢어지지 않아도 온다.
그러면 나무들도 관을 열고 죽었던 것들을 다시 밀어낼 것입니다.
차디찬 눈이 나뭇가지에 맹세를 심어두어서 이내 꽃가지 흐드러질 것입니다.
꽃잎 펄펄 날리는 날, 맑은 술 목구멍에 털어넣은 날 있기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목련이란 졸시를 쓴 적 있지만..

對象을 의식속의 물살로 끌여들어
지옥의 겨울 같은 한철을 딛고 피어나는,
<피어린 和答>.. 그 꽃향기 같은 숨결로
변용시키고 있음이 눈부십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소서
활연 시인님,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화분엔 며칠째 흰 쌀밥이 소복히 쌓여 있지요. 새가 쪼아먹도 좋을 법한데
겨울엔 희디흰 적막이 좋습니다. 그 고요를 열며 새움도 틔우겠지만
우리는 너무 오래 겨울이다 싶을 때가 있지요.
기나긴 날들 같은데 돌아보면 잠시 잠깐, 그런 시간을 경유한 것은 아닐까,
인연도 잠깐의 섬광이다, 그런 생각도 듭니다.
길거리마다 환한 대낮에도 더욱 밝은 꽃등 걸리는 날이 곧 오겠지요.
설명절 연휴의 시작인데
먼 이국에서도 떡국에서 피어오르는 소담한 김처럼
따사롭고 다복한 날 지으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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