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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13회 작성일 17-01-2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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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사설은 신문지에 배긴 몸
날자 경계선을 무시로 넘나드는 회한에 몸부림친다
마시던 소주병이 널브러지고
국물을 비운 사발면이 머리맡에 나 뒹굴어도
이 한 몸 뉘운 염치도 부끄러움도 없다
한 때는 그렇게 많던 인연들이 소식을 끊으면 부질없는 일
모자를 눌러쓴 시선이 땅바닥을 기는
수많은 사람의 발길에 체인 밤
문패 없는 삶에 독촉장이 없어 좋을 줄 알았는데
행여 번지수를 잃은 가족들의 안부를 훑고 있다

배를 깔고 드라마를 보고 영화를 보던 휴식이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
월요일이 되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가
저리 슬플까도 생각했었지
어쩌다 마주 선 풍경 속의 가족사진에는 내가 없다
아내는 번번이 자신의 국을 잊고 밥상을 차려내던
그 한때를
노모가 건네주는 묵나물 보따리가
탁발승의 언 발 녹이는 풍경소리 듣는 목어 같아서
돈 몇 푼 쥐여주고 돌아서던
그 한때를
출세하면 보상하리라는 기약도 없다

서울역 후미진 곳에
광고판 뒤에 숨겨놓은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또 누군가 버리고 간 사설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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