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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4】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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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383회 작성일 17-02-11 09:43

본문

4


【이미지4】신의 한 수





신이 

하루 종일 시간을 따돌리며 길을 읽는다

저질 스펙은 화두에도 오르지 못하는 

아킬레스건으로 늘 위태로웠다


세상을 클릭할 때마다 

길은 앞을 보여주지 않았으므로

좀처럼 추진력이 생기지 않았

신은 이름 모를 도형들을 삼키며 

닳고 닳은 모서리로 으깨지는 시간들과 흥정 중이다 


태양 행성에서 

호수로 떨어진 노을은 항상 미스터리다 

호수의 물결이 벌겋게 술렁이고 있다

철새들은 일제히 물 위를 날아올랐다

노을도 빠르게 호수를 빠져나와 언덕을 기어오른다 

죽을힘을 다해 


모두가 빠져나간 호수의 물파장으로 

이름 모를 난파선 한 켤레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껌뻑거리는 낡은 형광등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타락한 소주잔에 기대고 있다 

양손 가득 쓸모 없어진 손금들이 소주잔에 출렁인다


취한 골목은 음흉했다

제 속에 감추고 있던 고요를 

손에 든 순간 무척 날카로웠다

그믐달은 지문처럼 찍혀있고 두어 평
휘 여진 길을 열어놓는다 


달은 비린내 나는 호수와 

골목에 남겨진 신의 한 수를 지우고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2-15 12:29:5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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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의 한 수로 그려진 신의 그림을 읽다 제 혼을 호수에 빠뜨렸습니다
점점 호수 속으로 유혹하는 듯한 시향
멋집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두가 빠져나간 호수의 물파장으로
이름 모를 난파선 한 켤레가 둥둥 떠다닌다
세상을 클릭할 때마다
길은 앞을 보여주지 않았으므로
좀처럼 추진력이 생기지 않았다
달빛에 지워지는 신의 한수가
깊은 여운을 남겨 줍니다.
건필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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