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탱자나무 아랫 동네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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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4건 조회 1,183회 작성일 17-02-22 12:35본문
수상한 탱자나무 아랫 동네 /秋影塔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는데
다시 사람으로 되돌아오고자 하는 사람들만 모여 사는 동네
곡소리가 빗소리에 섞이는 날이 있다
검은 두루마기를 걸치고 비 맞는 어둠
비에 젖은 울음이 유난히 탁한 몸짓으로
소름을 끌어다준다고 했다
자그마한 무덤들만 모여 사는 탱자나무
울타리 아래 초라한 동네,
그 밑이 자꾸만 수상해지는 밤
사는 집을 뛰쳐나와 울음을 토해내며
함성으로 곡소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탱자나무를 몸에 걸치고 탱자꽃을 머리에
꽂고 탱자나무 밑을 어슬렁거리며 후벼파는 곡소리
그 곡소리가 밤을 어지르면 늦은 귀가를
뒤따르며 자꾸만 말을 걸어오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했다
귀 기울이면 빗소리뿐인데 고개가 두 번
돌아갈 때마다 어깨를 짓누르는 곡소리가
빗소리가 되는 밤이 있다고 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2-27 10:10:52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빗소리를 짓누르는 곡소리
탱자 탱자
가시 돋는 소름처럼
탱자 탱자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에 살던 동네가 무덤동산과 연해
있었는데 긴 탱자울타리가 있고
그 바깥쪽으로 자그마한 무덤들이
빼곡 하였습니다. 그 생각을 하며....
거기서
무서운 줄도 모르고 뛰놀며 컸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탱자가 사실 제주 밀감의 뿌리지요
물론 아시겟지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탱자가 유자가 되고 유자가 밀감도 되고
한라봉도 되었을 겝니다.
서귀포 쪽 밀감은 특히 맛이 좋더군요.
그쪽 ‘홍우농장’의 밀감 맛 아주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별들이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짜 별 시어가 다 나오네요
탱자나무도 나오고
부러워요
추선생님이.....
내가 작가 협회 회장 이라면
가볍게 등단 시켜 줄텐데
그게 아쉬워요
시인님아!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 이야기입니다.
본인은 그저 재미로 글을 쓰고 있어서
등단 같은 건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능력도 없어서...ㅎㅎ
그냥 이대로 글 쓰는 게 좋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
callgogo님의 댓글
callgog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할머니 한테 옛날 얘기 해 달라고 하면,
'수상한 탱자나무 아랫 동네' 같은 얘기를 주근주근 해주시다가 갑자기 왁 하며 옆구리 쿡 찔르셨죠.
참 많이 놀란 기억이 납니다.
잘 보았습니다. 추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밤이면 여자애, 남자애들 모두 모여
놀던 무덤동산인데,
그 탱자나무 아래는 작은 무덤들이
유난히 많았지요.
마치 공동묘지처럼 다닥 다닥 붙어서...
동네 사람들이 호박도 심곤 했는데 그
호박들 무엇을 먹고 자랐을까, 지금 와서
생각해 봅니다. ㅎㅎ
좀 외지고 음침한 곳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설 속에 나오는 탱자나무가 있는 동네!
잘 읽고 갑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면 그 곳에
두루마기를 걸치고 나타났을 그 무시무시한
풍경에 빠져 봅니다
원래 탱자나무는 사연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평안과 건필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래전엔 초분골이란 이름도 가지고
있던 곳인데,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는 진짜 초분을
했다고도 합니다.
좀 으슥하고 음산한 곳이었지요.
우리가 자랄 때는 그곳 무덤동산은 잊을 수
없는 놀이터였지요.
감사합니다. *^^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표현하기 쉽지 않을 분위기만으로 하는 시를 능수능란하게 잘 이루어 낸
스산하면서도 달금한 좋은 시 한 편 읽어보는 시간입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제는 봄비도 오고 해서 한 번 써본 것인데
오늘은 화창한 봄날입니다.
지금은 그 곳으로 소방도로가 뚫려서
옛 기억도 가물가물해 집니다.
고맙습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님
탱자나무 울타리 안에 묘지가 있으니 향기로워서 귀신들도
한량이겠습니다
시공장 훔치러 가다가 귀신 나올까봐서 조심하라는 경고 같은데요?
그래도 내 맘인데 뭐?!!
잘 감상 하고 갑니다
탱자나무 울타리에 문전 성시네요 ㅎㅎ
건안 하시고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추영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도 그곳은 우리들의 요람이나
마찬가지였답니다.
무덤 사이를 밤이고 낮이고 없이 뛰놀며
자라났거든요.
지금은 그 탱자나무 울타리가 있던 자리는
옹벽이 생기고 무덤들은 죄 옮겨갔지요.
가끔 옹벽을 넘어다 보기도 하지만 옛날
흔적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시 훔쳐가는 분! *^^